설득·격앙·비난… 美 예산전쟁 ‘막장 드라마’

설득·격앙·비난… 美 예산전쟁 ‘막장 드라마’

입력 2011-07-16 00:00
수정 2011-07-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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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채한도 증액 및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둘러싼 백악관과 야당의 신경전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리고 감정 싸움도 불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공화당과의 협상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위험 수준”이라면서 “16일 아침까지 부채한도 증액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하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는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6일까지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을 화나게 했던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내표는 이날 협상에서는 조용했고 공화당 대표들은 비교적 인내심 있게 행정부의 설명을 경청했지만, 이런 태도가 그들의 입장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게 미 언론의 관측이다.

앞서 전날 협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는가 하면, 협상 장소를 둘러싼 신경전까지 가세하며 협상 분위기가 극도로 암울했다. 이 같은 험악한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과 캔터 공화당 원내내표의 충돌에서 비롯됐다.

공화당의 강경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캔터 원내대표는 타협 여지를 일절 보이지 않으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몇 개월 시한으로 국채 상한을 단기증액시키되 내년 대선 전에 한번 더 의회 표결을 거치는, 2단계 절차를 거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겠다는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캔터 원내대표에게 수차례에 걸쳐 “정략적 태도를 버리라.”고 설득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격앙했다고 한다.

캔터 원내대표는 협상 후 의회로 돌아와 “대통령이 내게 ‘에릭, 협박하지 마라. 이 사안을 국민들에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하고서는 협상장을 나가 버렸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협상 분위기가 냉각된 상황에서 백악관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듯 주말 협상을 대통령의 휴양지인 캠프데이비드 별장으로 옮겨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민주, 공화 양측 모두 ‘별장 협상 아이디어’를 일축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14일 “대통령이 우리를 캠프데이비드로 오라고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캠프데이비드로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내 불협화음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보스 격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합의를 모색하는 기류를 공화당 하원의 2인자인 에릭 캔터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면서 불편한 분위기가 노출됐다. 이에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으며 협상을 망가뜨리는 캔터 원내대표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는 안 된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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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7-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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