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뉴얼, 로비천국 시카고에 칼 뽑았다

이매뉴얼, 로비천국 시카고에 칼 뽑았다

입력 2011-07-08 00:00
수정 2011-07-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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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5만원·연간 10만원 이상은 뇌물

과거 마피아와 범죄의 도시로 악명을 떨쳤던 미국 시카고가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공직사회 개혁 드라이브가 가히 혁명적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매뉴얼 시장은 6일 로비스트가 시카고시 공무원에게 1회 50달러(약 5만 3000원), 연간 총 100달러(약 10만 6000원) 이상의 선물을 건넬 경우 뇌물로 간주하는 윤리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조례에는 시 공무원이 퇴직 후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매뉴얼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시정에 대한 로비스트의 영향력을 제어하고 이들의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윤리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로써 시민들은 우리가 윤리적으로 일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시장의 개혁안은 로비에 관대한 미국 특유의 문화에 과감하게 메스를 대는 것이어서 미국 공직사회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시카고시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로비스트들이 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쓴 돈은 1300만 달러(약 138억원)에 이른다.

이매뉴얼 시장은 “검색이 간편한 ‘로비스트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로비스트가 누구를 상대로 왜 로비를 벌였는지를 그때그때 등록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시민들은 시정과 관련해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시카고 로비스트들은 1년에 2차례 자신의 활동을 보고하되 상세 내용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매뉴얼 시장의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매월 자신의 활동 내역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윤리 조례안은 시 공무원들이 로비스트로부터 개인 융자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선거자금 기부 내역도 반드시 보고하도록 했다. 현재는 선거 출마자들이 로비스트로부터 받은 정치 헌금을 일리노이주 선거관리위원회에만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매뉴얼 시장은 “(윤리 조례안은) 타성에 젖어 있는 로비 관행을 재정립하기 위한 노력”이라면서 “이를 통해 로비스트들과 공무원들은 무엇이 허용되는 일이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 일인지를 깨달아가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로비스트들은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정정당당해질 것”이라면서 “공무원들은 납세자들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매뉴얼 시장은 자신의 선거 과정에서 14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았는데, 그가 만든 새 윤리규정이 확정되면 그 정도 금액은 앞으로 기부받기 힘들게 된다.

이매뉴얼 시장은 지난 5월 취임하기 무섭게 전체 시 공무원 3만 4218명의 이름과 직책, 근무처, 연봉 등을 시청 홈페이지에 전격 공개하는 등 획기적인 공무원 윤리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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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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