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다시 감원 ‘칼바람’

월가 다시 감원 ‘칼바람’

입력 2011-07-01 00:00
수정 2011-07-0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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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식 거래 4년 최저… 투자銀 수익성 악화

미국의 월가(街)에 또다시 감원 한파가 불어닥쳤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은 올 들어 거래량이 급감했다. 금융개혁법의 여파로 투자은행들의 자기자본 투자거래가 금지돼 고수익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익에 압박을 받고 있는 월가 금융회사들이 다시 감원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크레디 스위스그룹이 지난 28일부터 투자은행 부문의 감원에 착수, 400~6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초 바클레이즈도 주식거래 담당 직원을 포함, 투자은행 부문에서 100명을 감원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1월에도 600명을 감원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중반까지 1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 아래 연말까지 5% 이상의 직원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3월까지 뉴욕 주에서만 최대 23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아직까지는 감원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명이었던 기업어음(CP) 사업 담당 최고 임원 중 한 명을 줄이면서 이 사업 부문의 추가 감원을 예고했다.

월가의 감원 칼바람은 주식과 채권 거래가 눈에 띄게 줄면서 투자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 증가세가 급감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들어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도 줄어 투자은행들의 거래수수료가 감소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하루 평균 주식거래량은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2분기 하루 평균 주식거래량은 71억 6000만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고, 올 1분기보다도 10% 감소했다. 2분기 채권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고 통화·스톡옵션 등의 다른 금융상품 거래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팩트셋 리서치의 전망에 따르면 월가 주요 금융회사들의 올 상반기 매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줄어든 180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월가의 보너스 급감은 말할 것도 없고, 월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뉴욕시의 경제와 부동산 경기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2011-07-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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