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위기 직면] ‘트리핀의 딜레마’ 다시 주목

[美 디폴트 위기 직면] ‘트리핀의 딜레마’ 다시 주목

입력 2011-05-18 00:00
수정 2011-05-1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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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前 “달러 아닌 별도 기축통화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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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역설’을 50년도 더 전에 경고한 학자가 있었다. 벨기에 출신으로 예일대 교수였던 로버트 트리핀은 1960년 미 의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미국이 경상적자를 허용하지 않고 국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면 세계 경제는 위축될 것이지만, 반대로 재정적자 상태가 지속돼 달러화가 과잉 공급되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준비자산으로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브레턴우즈체제도 붕괴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바로 ‘트리핀의 딜레마’다.

그가 내놓은 대안은 달러가 아닌 별도의 국제기축통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결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는 국제통화시스템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국제공용 기축통화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생전에 브레턴우즈체제 창설 당시에도 강하게 주장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던 방안이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트리핀의 경고를 1971년까진 철저히 외면했다. ‘트리핀의 딜레마’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71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면서 전후 국제경제를 지탱하던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되면서부터다. 트리핀 교수는 미국의 정책에 항의하며 1977년 미국 시민권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트리핀은 이후 남은 여생을 유럽단일통화 창설을 위해 매진했다.

‘트리핀의 딜레마’는 2007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행장은 2009년 3월 “트리핀의 딜레마에 갇힌 달러화 대신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SDR)을 기축통화로 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일국의 통화가 아닌 상호신용에 의한 국제통화면 금환본위제, 즉 달러본위제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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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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