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유사한 작전 전개시 역량 위협”
미국내에서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의 정보가 너무 많이 공개되고 흘러나온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빈 라덴 사살 작전 성공후 백악관이 브리핑을 통해 일부 내용을 공개하고, 그 이후에도 익명의 당국자 출처로 세부적인 내용들이 흘러나오자 국민을 알 권리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유사한 작전을 수행하는데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론은 행정부내에서도 나오고 있고, 일부 언론에서도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공개적으로 빈 라덴 사살작전 정보 보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게이츠 장관은 지난 12일 노스캐롤라이나 해병대 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1일 작전이 성공한 후 백악관 상황실에 모였던 국가안보팀 멤버들이 작전 세부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바로 다음날부터 모든 정보가 새나갔다”고 얘기했다.
이로 인해 작전을 주도했던 미 해군 특수부도 네이비 실 요원들이 신원이 노출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이는 뉴스를 전하려는 언론의 과열 경쟁 때문이기도 하지만 행정부의 서투른 정보 관리도 빚어진 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빈 라덴 사살이 발표된 직후 며칠동안 존 브레넌 백악관 담당보좌관과 제이 카니 대변인인이 차례로 나서 적극적으로 작전 뒷얘기들을 브리핑했지만, 사살 당시 빈 라덴 무장여부, 여성 인간방패 활용 여부 등을 놓고 설명이 오락가락되자 며칠만에 카니 대변인은 “더 이상 작전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서는 보안을 중시하는 군 당국의 입장과 빈 라덴 사살이 갖는 정치적 성취를 간과할 수 없는 백악관의 정무적 입장이 다소 달랐기 때문에 비롯된 정보 공개 혼선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브리핑 중단’을 선언했지만 작전 관련 정보는 익명의 당국자, 정치권을 인용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미 공중파 방송 CBS는 12일 밤 뉴스를 통해 네이비 실 요원들이 빈 라덴 은신처를 급습할 당시 헬멧에 달린 소형 카메라를 동원해 작전과정을 녹화했으며, 40분간의 작전 영상을 본 당국자를 인용해 당시의 작전 상황을 상세히 묘사해 보도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내셔널 저널은 14일 “일부 행정부 당국자, 정보 당국자, 군사 작전전문가들은 언론에 제공된 작전의 세부내용이 너무 방대해 향후 유사한 작전을 전개할 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앙정보국(CIA)이 빈 라덴 은신처를 정찰하는 안가를 현지에 유지했고, 무인정찰기까지 띄워 상황을 파악했다는 것은 작전 기밀사항에 속한다는 것.
군내 특수작전 관계자는 “빈 라덴 사살작전은 1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작전으로 언론의 관심이 지대하다는게 당연하지만, 우리는 비밀 특수부대와 작전에 대한 관심이 15분으로 끝나기를 바랬다”며 지속적인 작전 정보 공개와 언론의 보도를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