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빈 라덴, 사살 당시 무장하지 않아”

백악관 “빈 라덴, 사살 당시 무장하지 않아”

입력 2011-05-04 00:00
수정 2011-05-04 07: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여성을 인간방패로 활용했는지도 불확실, 사살 정당성 논란일 듯

미군 특수부대가 1일 새벽(파키스탄 현지시간)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했을 당시 빈 라덴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무장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이 3일 밝혔다.

또 빈 라덴이 자신의 부인으로 여겨지는 여성을 인간방패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불확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 확대
오사마 빈 라덴
오사마 빈 라덴


이에 따라 미군이 애초부터 빈 라덴을 생포할 생각없이 사살하는데 역점을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빈 라덴의 최후의 순간을 설명하면서 그가 무기를 소지한 채 저항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현장을 급습한 미 해군 특수부대 요원들과 빈 라덴이 마주한 순간 빈 라덴은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특수부대원들이 빈 라덴이 은신한 건물에 진입한 직후 1층에서 여성 1명을 포함해 3명을 사살했고 이어 위층을 수색해 나가면서 빈 라덴을 찾아냈을 때 그는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카니 대변인은 빈 라덴이 저항하던 과정에서 사살됐다고 강조하고 “저항할 때 무기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던 빈 라덴을 생포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카니 대변인은 “가능하다면 그를 생포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상당한 정도의 저항이 있었고, 그곳에는 빈 라덴 외에도 무장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고 답했다.

빈 라덴이 있던 방에는 무장한 다른 인물이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카니 대변인은 “당시는 매 순간 언제라도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은 고도의 전문성에 입각해 현장 상황에 대처했다”면서 “빈 라덴은 저항했기 때문에 미군의 작전중 사살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빈 라덴이 어떻게 저항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카니 대변인은 또 빈 라덴의 부인이 미군 특수요원들에게 덤벼들었으며, 이 여성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으나 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애초에는 빈 라덴이 여성을 인간방패로 삼았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카니 대변인은 여성을 인간방패로 삼았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은 2일 브리핑에서 빈 라덴의 최후 순간을 설명하면서 빈 라덴이 저항했으며 무기를 지니고 있었지만, 미 특수부대 요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특수부대 요원들이 무장하지 않은 빈 라덴의 머리에 총격을 가하고 확인 사살까지 했다는 것은, 애초부터 빈 라덴을 죽이는데 역점을 뒀다는 비판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처음부터 빈 라덴이 사살될 공산이 큰 것으로 가정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파네타 국장은 “만일 그를 생포한다면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공군기지로 신병을 신속히 이송하고 이후 미군 함정으로 옮긴 다음 백악관의 후속조치 지시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전개시에 앞서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수차례 논의를 계속했다”면서 “문제는 빈 라덴이 생포작전에 저항할 것이라는 점이며, 실제로 작전중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빈 라덴이 사살돼 그의 시신을 수습해 철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