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발언 논란 촉발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27일(현지시간)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인간의 죄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릴 총대주교는 이날 키예프의 ‘키예보-페체르스카야 라브라’ 수도원에서 집전한 체르노빌 사고 희생자 추도 미사에서 “신이 원자로를 관리하는 과정에 실수를 저지른 기술자의 손을 멈추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결국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명으로 (인류의) 죄를 속죄하는 데 기여한 꼴이 됐다”고 말했다.
총대주교는 “인간의 본성으로 침투한 죄는 사람들로 하여금 죄스런 목적을 달성한다는 명목 아래 실수를 저지르도록 내몰고 있다”며 “무서운 실수가 체르노빌 참사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참사는 인간이 이성과 과학 탐구,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막강한 힘을 확보할 때는 동시에 자신의 주위 사람들과 신이 창조한 세계, 자연 등에 대한 위대한 도덕적 책임감도 함께 키워야 함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전날 체르노빌 원전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원전 반경 30km 통제구역 내의 유일한 교회인 ‘일린스카야 성당’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했었다.
총대주교의 발언이 알려지자 러시아 블로그 사이트들엔 즉각 반박 글들이 쇄도했다. 블로그들은 “비극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땅에서 할 말이 아니었다”,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다” 는 등의 비판성 글들을 올렸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방사능 유출의 원인이 된 지진과 쓰나미는 천벌”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가 사과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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