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자선가’ 천광뱌오, 허위기부 논란

中 ‘최고자선가’ 천광뱌오, 허위기부 논란

입력 2011-04-25 00:00
수정 2011-04-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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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매체 “이권 개입 위해 기부금 조작..자선사업 검증 필요”

중국 최고의 자선가로 알려진 천광뱌오(陳光標·43) 장쑤황푸투자그룹 회장의 자선단체 기부금이 사실과 다르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의 불투명한 자선기금 운용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경영보는 지난 23일 천씨가 제공했다고 주장한 기부금 내역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거나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천씨가 지난 1월 100만 위안(1억6천만 원)을 ‘중국인권기금회’에 기부했다고 밝혔으나 이런 자선단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름이 비슷한 ‘중국인권발전기금회’는 천씨로부터 어떠한 기부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천씨는 또 아이티 지진 구호금으로 중국 홍십자회에 100만 위안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홍십자회는 기부자 명단에 천씨의 이름은 없다고 부인했다.

신문은 천씨가 기부했다는 서남지역 가뭄극복 기금과 위수(玉樹)현 지진방지 기금 역시 다른 단체와 공동으로 지원하면서 자신의 이름만 내세워 기부 액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그의 고향인 장쑤(江蘇)성의 노인활동센터와 농산물시장, 난징(南京) 재해방지훈련센터 등에 낸 기부금은 현지의 노후 주택 철거나 쓰레기 재활용 사업 등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선전용 성격이 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천씨는 “보도 내용의 98%가 사실과 다르다”며 “기부 영수증을 갖고 있으며 남의 기부금을 가로채 부풀린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천씨는 지난 1월 언론을 통해 지난 한해 빈민지원과 재해 구호 등에 모두 3억 위안(499억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며 중국 사회공작협회는 그에게 ‘중국 최고 자선가’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 1월 춘제(春節)를 앞두고 5억 대만달러(187억 원)을 들고 대만을 방문해 타이베이(臺北)시, 신주(新竹), 화롄(花蓮)현 등 전역을 순회하며 주민들에게 현금을 뿌리기도 했다.

천씨의 반박에도 호남재선(湖南在線) 등 중국언론은 25일에도 “순수한 자선가는 자신의 선행을 결코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며 여전히 그의 순수성 등에 의혹을 제기했다.

언론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기부금 접수나 집행 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는 자선단체들의 불투명한 행정이 중국 자선사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자선 사업에 대한 엄격한 검증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민(中民)자선지원정보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0 중국 자선 투명성 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자선단체 투명지수는 1.52(만점 5)에 불과했다.

이 센터가 조사한 중국 내 99개 자선단체 가운데 25%만 비교적 투명하게 운영될 뿐 나머지는 기부금 접수 및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중국의 유명 배우 장쯔이((章子怡)도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중국 홍십자회에 기부를 약속한 100만 위안 가운데 16만 위안(2천600만 원)을 미납한 사실이 누리꾼들에 의해 폭로돼 성금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샀다. 장쯔이는 지난해 3월 뒤늦게 미납액을 완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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