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의장 100년만의 기자회견…뭘 말할까?

Fed의장 100년만의 기자회견…뭘 말할까?

입력 2011-04-25 00:00
수정 2011-04-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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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 제고 의지 드러내..내용 있을지는 “글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의장이 1914년 연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7일 오후 2시15분(미국 동부 현지시각) 기자회견을 갖는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종료 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직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며, 기자회견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요란하게 떠벌리지 않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 중앙은행의 특징이지만 미 연준의 비밀주의는 유별나다.

연준은 지금까지 FOMC 회의 후 달랑 한장짜리 간단한 성명(statement)을 내놓는 것으로 정책금리의 조정 여부와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1994년 이전까지는 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하고도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시장참가자들이 하루짜리 콜금리의 움직임을 보고 대충 FOMC의 결정을 짐작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미 연준은 ‘비밀의 사원(secret temple)’으로 불려왔다.

이런 ‘비밀의 사원’이 장막을 걷고 거의 100년만에 처음으로 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로 한 것은 대단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버냉키 의장이 과연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있길래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것일까.

버냉키 의장이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표면적인 이유는 정치권이 연준의 투명성 제고를 압박하고 있는데 따른 대응이다.

2008년 금융위기 수습과정에서 연준이 발권력을 동원해 대형 금융회사들의 구제에 나선 점을 못마땅하게 여긴 의회가 연준에 대한 감시.감독에 나서겠다고 하자 연준이 의회 무마용으로 투명성 강화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책금리가 2년넘게 제로(0) 수준을 유지, 연준의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약화됨에 따라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연준의 영향력을 회복해보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대공황 이후 최장기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과 2조달러 가까운 유동성을 공급한 1차 양적완화 조치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이러한 조치의 약발이 소진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작년 11월 총 6천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에 나섰지만 그 효과를 두고 찬반양론이 엇갈리며 연준 내부에서도 양적완화의 조기종결 주장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버냉키가 시장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통화정책의 동력을 다시 키워보겠다는 심산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버냉키 의장의 발언수위는 일정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으며, 6월말까지로 예정된 국채매입 계획을 예정대로 관철한다”는 것이 기자회견의 골자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식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연준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버냉키 의장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로부터 기자회견의 노하우에 관한 조언을 듣고, 사무실의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실전 연습에 몰두했다는 후문이다.

기자회견 직전에 배포되는 FOMC 성명의 메시지와 다른 뉘앙스로 시장에 신호를 줘 혼선을 초래하는 사태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 의장의 대외 발언은 무미건조하면서도 치밀하게 계산된 모호성을 특징으로 한다.

버냉키를 연준 의장으로 임명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버냉키의 손이 3개가 아닌게 천만다행”이라고 꼬집었다. “한편(on the one hand)으로는..다른 한편(on the other hand)으로는..” 하는 식의 양다리 걸치기와 같은 모호한 화법을 즐겨구사하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버냉키의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은 의회에 출석해 답변을 끝낼 때 한 의원이 “무슨 얘기인지 잘 알겠다”라고 하자 “의원님이 내 얘기를 이해했다면 내가 말을 잘못 한 것”이라고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렇듯 모호성으로 무장한 연준 의장이 예측불가능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응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원래 의도와 달리 시장의 쏠림현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버냉키의 이번 첫 기자회견은 모험에 가깝다.

연준 내부에서 연말께 금리인상이 단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6월말로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된 후 그 이후의 정책수단이 무엇이 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기에 자칫 잘못하면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 답변이 예기치않은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은 100년만의 처음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극도로 밋밋한 내용으로 일관하면서 실망감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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