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먹거리 공포 확산…한국에도 영향 전망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물질 유출사고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자국민 보호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이 같은 움직임은 일부 식품에 제한된 조치가 주를 이뤘으나 인도가 6일 일본산 식품을 전면 금지키로 함에 따라 각국의 대응수위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일부 국가는 수입제한 대상국을 일본에 한정하지 않고 이번 사태로 영향받은 모든 국가로 규정해 한국 등 인접국의 식품 수출에까지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계속되는 일본산 먹거리 공포 = 지난 3월 후쿠시마 인근 지역 농축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됐다는 보도가 전해진 뒤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공포를 전하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전 사고에 따른 바다 오염 문제는 도쿄 최대 수산물시장인 쓰키지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이바라키(茨城)현 앞바다에서 잡힌 까나리에서는 잠정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지난 4일에는 일본이 방사성 물질 오염수 1만1천여t을 바다에 방출하면서 일본산 식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화됐다.
프랑스의 방사능 방어 및 원자력안전연구소는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어패류 체내에 농축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 어패류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일본산 식품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3월 중순부터 日 식품 규제 시작 =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일본에서 수입되는 식품과 동물사료에 대한 방사선 오염 검사를 시작했으며 EU 회원국 중에는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일본산 식료품의 수입 통관을 중단시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같은달 22일 후쿠시마를 비롯한 4개현에서 생산되는 유제품, 채소, 신선식품에 대해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다.
홍콩와 호주, 싱가포르, 마카오 특별행정구, 러시아, 중국 등도 경쟁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의 식품 수입을 금지했으며 일부 국가는 일본내 방사성 오염물질이 확산하면 수입 금지 지역도 늘린다는 방침도 세웠다.
대만은 일본 주변 해역에서 아예 조업하지 말것을 권고했으며 필리핀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등은 일본산 식품 검사를 강화했다.
브라질은 허용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음을 보증하는 일본 정부의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인도는 전면금지, EU.오만은 수입제한 = 4월 들어 일부 국가는 일본산 식품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였다.
인도 보건부는 방사성물질이 일본 여러 지역으로 확산돼 식품 오염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최소 3개월 간 일본산 식품을 수입금지키로 했다.
그동안 각국은 일본 원전 인근 일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에 대해 수입 금지 방침을 밝혔지만, 일본산 식품 전체를 수입 금지한 나라는 인도가 처음이다.
EU와 오만은 일본에서 생산되는 식품과 사료 등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말까지 계속되는데, WTO에 일본산 식품 및 사료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가 통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여타 회원국들의 유사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오만은 이달 4일 회람된 통보문에서 일본 및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영향을 받는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신선 및 가공식품, 동물 사료에 대해 방사성 핵종에 오염되지 않았거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193 기준을 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요건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오만의 조치는 대상국을 일본에 한정하지 않아 우리나라와 중국 등 인접국의 식품 수출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태국 식약청도 일본에서 수입되는 모든 식품에 대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안전 증명서를 제출토록 의무화했다.
지난 5일자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생산되는 농산품과 가공식품 수입을 규제키로 한 나라는 최소 25개국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신문은 이런 움직임이 초기에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중동과 남미로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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