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측·반정부세력 ‘협상설’ 공식 부인

카다피측·반정부세력 ‘협상설’ 공식 부인

입력 2011-03-10 00:00
수정 2011-03-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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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태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반정부 세력의 힘겨루기 속에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쪽이 협상 문제를 놓고 혼선에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자달라 아주스 알탈리 전 총리가 지난 7일 국영방송을 통해 대화를 촉구한 직후다. 알자지라는 카다피가 알탈리 전 총리를 반군 쪽에 보내 협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자신과 가족의 안전 보장과 사면을 조건으로 내걸고 ‘의회’를 통해 논의하자는 내용이었다.

반정부 시위대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를 이끄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확인했지만 대화를 거부하고 역제안을 내놨다.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를 72시간 내에 떠나고 폭격을 중단한다면 리비아인들은 죄를 묻기 위해 그를 뒤쫓지 않을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다른 반정부 단체인 ‘2월 17일 연합’은 이런 내용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국가위원회 위원들과 대변인은 카다피 쪽과 협상하고 있다는 주장은 물론 잘릴 전 장관의 최후통첩 발언에 대해서도 부인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여기에 카다피 정부 대변인은 “(시위대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협상을 제안한 적도 없다고 발끈했다.

반정부 세력이 만든 국가위원회는 카다피 축출이라는 목적을 가진 각 지역 대표 31명으로 이뤄진 조직이라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일화된 기구가 아니다. 카다피 쪽에서는 정황상 알탈리 전 총리의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위임을 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만약 카다피의 특명을 받고 협상을 제안했음에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면 반정부 세력에 혼선을 주기 위한 시간끌기 전술로 볼 수 있다.

카다피는 이날 외신기자 100여명이 대기하고 있던 트리폴리의 한 호텔을 깜짝 방문, 건재함을 과시하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9일 현지방송이 내보낸 네 번째 TV 연설에서 카다피는 “반정부 세력이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 새로운 식민시대를 열어 주려는 것”이라고 규탄했고, 전날 친정부 성향인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도 알카에다 배후설을 다시 꺼냈다.

9일 리비아 고위 정부 관리는 카다피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집트를 방문했다. 이집트 공항 당국자는 리비아군의 병참을 담당하는 압둘라만 빈 알리 알사이드 알자위 장군이 이날 리비아에서 출발, 그리스와 몰타 상공을 거쳐 카이로에 도착했다고 AP에 말했다. 지난달 15일 리비아 사태 이후 이집트와 리비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접촉하거나 정부 소속 비행기가 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군이 6일째 자위야를 공격하면서 반정부군은 이날 후퇴해야 했다. 정부군 대변인은 “자위야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정부군은 중심광장을 탱크로 에워싸고 주요 건물 옥상에 다수의 저격수를 배치, 닥치는 대로 공격했다.

이브라힘이라는 이름의 한 반정부군은 “중앙광장은 여전히 반정부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주요 도로와 교외지역은 정부군의 손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정부군이 광장의 누구든지 쏴 죽이고 있다.”면서 “대학살과 파괴의 현장”이라고 전했다.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인근 라스라누프에서도 격렬한 포격이 계속됐고 빈자와드에서도 정부군의 공습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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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3-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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