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 실험 결과 발표
코끼리들은 파트너와 언제 협력해야 하는 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영리한 방식으로 실행에 옮겨 동물 중에서도 지능과 사회성이 가장 뛰어난 엘리트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8일 보도했다.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12마리의 코끼리를 두 마리씩 짝을 이루도록 해 앞에 놓인 받침대를 밧줄로 끌고 오도록 하는 실험을 통해 이들이 침팬지, 돌고래와 같은 수준의 지능을 가졌음을 확인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원래 침팬지의 지적 능력 실험을 위해 마련된 장치를 코끼리용으로 확대해 적용했다.
실험 대상 아시아코끼리(Elephas maximus)들은 밧줄을 당겨 테니스 네트 뒤에 놓인 받침대를 끌어오면 그 위에 놓인 먹이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한 상태에서 실험에 동원됐지만 사용된 이 장치에는 이들의 협동 능력을 시험하는 함정이 설치됐다.
즉 밧줄 한 개가 받침대 전체에 둘러져 있어 한쪽 끝을 잡아당기면 줄만 미끄러질 뿐 받침대는 움직이지 않지만, 양끝을 당기면 받침대가 다가와 먹이를 먹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연구진이 각 쌍에서 한 마리씩만 실험 장치 앞에 놓자 코끼리들은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고 파트너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들이 협동의 필요성을 깨닫는 속도가 침팬지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가장 어린 코끼리는 협력 단계에서도 발로 줄을 누르기만 한 채 힘쓰는 일은 파트너에게 맡기는 영리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코끼리는 파트너가 풀려날 때까지 아예 테니스 네트 앞으로 다가가지도 않아 두 마리의 협력이 없으면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음을 보여줬다.
야생 코끼리들이 진흙에 갇힌 다른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협력하고 어린 코끼리의 죽음을 슬퍼하는 광경은 야생 다큐멘터리에 종종 포착되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가 “동물계에도 문화와 도구 사용, 사회적 상호작용과 같은 놀랍도록 복잡한 행동이 존재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인간과 코끼리 사이의 갈등 해소책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했다.
즉 코끼리가 작물을 습격할 때는 그 이유를 생각하고 코끼리와 사람에 모두 유익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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