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터키식 vs 軍政 파키스탄식

민주 터키식 vs 軍政 파키스탄식

입력 2011-02-14 00:00
수정 2011-02-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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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대선 순항·개헌 논의도 변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으로 역사의 새 장을 맞은 이집트가 또 한번 갈림길에 섰다. ‘무바라크 퇴진’처럼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이집트의 앞날은 대단히 유동적이다. 당장 권력을 접수한 군부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 그들의 움직임에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집트의 향후 정세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軍, 정권 쉽게 내줄까

이집트 군은 일단 권력의 민간이양을 공언했다. 모흐센 엘판가리 군 최고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넘기고 (이스라엘 등)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협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부는 내각을 해산하고 헌법 효력을 정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952년 나세르혁명 이후 권력을 독점해온 군부가 쉽게 정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1980년 한국의 제5공화국 등장처럼 또 다른 군사정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군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과정에서 정권과 거리를 두며 군부의 양 축이 된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과 사미 에난 군 합동참모총장이 세력 다툼을 이끌 공산이 크다. 미국 LA타임스는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는 군부가 계속 강력한 권한을 틀어쥔 가운데서도 민주적 개혁작업을 꽃 피운 터키 및 인도네시아 모델로 가거나, 아니면 군부와 정보기관이 권력을 틀어쥔 파키스탄 모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슬림형제단 움직임도 주목

선거가 원활하게 치러질지도 불투명하다. 대선이 오는 9월 예정대로 진행되려면 그전까지 후보가 결정돼야 하고 정당도 만들어져야 한다. 투표 방법 또한 정해지지 않았고 반정부 시위 때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불법단체의 꼬리표가 붙은 ‘무슬림형제단’의 정치 참여 허용 여부도 변수로 남았다.

조슈아 무라브치크 존스홉킨스스쿨 연구원은 “독재정권을 거쳐온 이집트로서는 (민주적 선거과정이) 완전히 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여야 잠룡들이 뭍으로 대거 얼굴을 드러내면서 국론이 갈린다면 이집트 사회는 상당한 분열과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개헌 논의도 이집트 정국을 어지럽힐 요소다. 당장 군이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것은 현행 이집트 헌법에 위반된다. 1971년 개정된 헌법은 대통령 퇴진 때 부통령이 통치권을 물려받거나 의회 의장이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그 역할을 대신 맡게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권력을 둘러싸고 정통성 논란이 벌어질 소지가 다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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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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