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이집트 대통령들

비운의 이집트 대통령들

입력 2011-02-12 00:00
수정 2011-02-1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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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브-나세르-사다트-무바라크 모두 임기 못 채워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결국 국민의 힘에 밀려 퇴진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이집트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대통령을 한 명 더 갖게 됐다.

1952년 7월 쿠데타를 통해 파루크 왕정을 무너뜨리고 아집트 초대 대통령 겸 총리직에 오른 모하메드 나기브는 온건 노선을 추구하다 쿠데타 주체세력인 개혁파에 밀려 임기를 2년도 채우지 못하고 가말 압둘 나세르에게 권좌를 넘겨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다.

나기브의 뒤를 이어 권력을 잡은 나세르는 1956년 신헌법에 따라 2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제2차 중동전쟁(수에즈 전쟁), 이스라엘과의 6일 전쟁 등을 치르면서 패퇴를 거듭했지만 국민 여론에 힘입어 사퇴 위기를 넘기고 아랍권의 맹주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나세르는 1970년 9월 카이로에서 개최된 아랍 정상회의 후 각국 정상을 공항에서 배웅한 뒤 돌아오던 길에 심작발작으로 사망, 갑작스럽게 퇴장했다.

그해 3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안와르-알 사다트는 나세르의 혁명동료로 독재 정권의 성격을 완화하고 이스라엘과의 평화노선을 추구해 1978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지만, 1981년 10월 군사 퍼레이드 도중 과격 이슬람주의자의 총에 맞고 암살당했다.

사다트 정권에서 부통령으로 있다 대통령직을 승계한 무바라크는 4차례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직을 이어갔지만 결국 30년 독재의 끝은 국민의 저항에 밀린 ‘하야’로 귀결됨으로써 앞서 간 3명의 대통령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한 또 다른 비운의 지도자가 되고 말았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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