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이집트] 개헌협상 2대변수

[혼돈의 이집트] 개헌협상 2대변수

입력 2011-02-08 00:00
수정 2011-02-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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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무슬림형제단 ‘입김’ ②美, 야권 세력화 저지

이집트의 향후 정국 지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2대 변수로 이번 시위를 주도한 무슬림형제단과 미국 행정부가 꼽힌다. 무슬림형제단이 향후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입지를 확보하느냐, 반대로 미 행정부는 이집트 내 반미 세력의 선봉이라 할 무슬림형제단의 세력화를 얼마나 저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집트의 정국 지형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형제단, 정부와 협상하며 입지확장 노려

이라크 내에서는 6일(현지시간) 있었던 이집트 정부와 야권 간 대화의 최대 수혜자가 ‘즉각 퇴진’의 위기를 모면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아니라 무슬림형제단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동안 불법 단체로 규정됐던 무슬림형제단이 정부의 대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면서 조직 합법화의 첫 단추를 끼웠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무슬림형제단은 야권 내부에서 일고 있는 대화 거부 움직임조차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마흐무드 에자트 무슬림형제단 부의장은 “무슬림형제단은 협상에서 빠지지 않을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번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필두로 한 정부 측과의 향후 협상을 주도하면서 최대한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의 이 같은 구상은 그러나 당장 내부에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이 대화 국면을 조직의 합법화에 이용하고, 정부 또한 이 점을 노린다면 변화를 외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 스스로가 개헌을 포함한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 내 온건파들이 탈퇴해 만든 알 와사트당의 대변인 아부 알 엘라 마디는 “정부가 무슬림형제단에 영향을 미치면 (야권을) 조각내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무슬림형제단의 대화 참여는 혁명의 완성을 막는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무슬림형제단의 6대 요구 사항에 개헌은 빠져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세력화를 우려하는 미 행정부의 물밑 행보도 지켜볼 대목. 미 행정부는 일단 무바라크 대통령을 버리는 카드로 삼았지만 그의 즉각적인 퇴진은 반대하고 있다. 무바라크가 당장 물러나면 국회의장이 권한 대행을 한 상태에서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게 이유다. 무바라크가 퇴진하고 개헌에 착수하면 헌법 효력이 정지돼 의회도 권한을 잃게 되기 때문에 그때 선거를 치르면 된다는 야권 내부 논의와는 거리가 있다. 클린턴 장관이 “사실상 술레이만 부통령이 이끄는 이집트 정부가 내놓는 권력 이양 절차를 지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겉으로는 ‘질서’를 강조하면서 무바라크와 마찬가지로 친미 성향의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지지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美, 무바라크 즉각 퇴진 반대속 친미구축

미 행정부는 일단 시간 벌기에는 성공했다. 이를 통해 최대한 민주적 요소를 확보한 친미진영을 구축하는 게 미 행정부의 향후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술레이만 부통령 진영이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쥐도록 하는 한편 야권은 최대한 분열되도록 하는 것이 향후 이집트 전술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집트의 분파 중 하나로,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조직이 잘돼 있는 반미 조직”이라며 무슬림형제단을 평가절하한 것이 이런 구상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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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2-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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