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필리핀에서 우라늄 밀거래 시도 있었다”

위키리크스 “필리핀에서 우라늄 밀거래 시도 있었다”

입력 2011-02-04 00:00
수정 2011-02-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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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지난 2007년 핵물질인 우라늄의 밀거래 시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현지 일간신문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스크를 인용해 필리핀의 잠수부들이 “예전 미국 소유인”(formerly belonged to the US)인 우라늄을 해저에서 수거한 뒤 이를 거래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스크는 런던 주재 로버트 H 터틀 미 대사가 지난 2007년 11월 21일 국무부에 보낸 전문을 인용, 익명의 제보자가 “과거 필리핀에서 함께 일한 잠수부들이 해저에 있는 난파선에서 과거 미국 소유인 5∼6개의 우라늄 덩어리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가지고 접근해 왔다”는 주장을 했다고 보도했다.

터틀 대사는 그러나 우라늄이 발견됐다는 난파선의 위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제보자에게 접근한 사람들이 “우라늄 덩어리를 판매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터틀 대사는 이어 동일한 제보자가 미 중앙정보국(CIA)측에 “핵밀수 가능성”에 대해 알려줬지만 “아직 어떤 반응도 없다”고 밝혔다. 전문에서는 또 자칭 핵물질의 공급자, 수송 상태 및 의도하는 목적지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해 합당한 권한을 가진 당국이 문제의 우라늄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관련해 터틀 대사는 “영국과 필리핀 당국은 이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터틀 대사는 이어 “문제의 핵물질과 관련한 9장의 사진”을 첨부했다고 전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주재 미 대사관측은 레베카 톰슨 대변인을 통해 “미 정부는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비밀전문을 포함해 어떤 것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 않겠다”면서 “언론에 제공된 이런 문서의 진위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 외교부의 에두아르도 말라야 차관보도 외교부는 “타국 정부의 내부 통신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면서, 문제가 된 내용이 “조악하고 검증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번 폭로는 미국과 필리핀 양국 정부가 미군의 방문군협정(Visiting Forces Agreement) 재검토 작업을 시작한 시점에서 나왔다는데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반정부단체인 바얀(Bayan)의 레나토 레예스 2세 사무총장은 “핵무기 반입은 물론이고 원전 운영도 하지 않는 필리핀에서 우라늄 덩어리가 어떻게 발견됐는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생긴다”면서 “문제의 핵물질은 미국으로부터 반입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레예스 2세 사무총장은 이어 핵추진 미군 선박이 필리핀 영해에서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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