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4년간 달라진 위치

中 14년간 달라진 위치

입력 2011-01-20 00:00
수정 2011-01-2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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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中 ‘인권’ 도마에… 장쩌민 ‘수모’ 2011년 무역적자 개선 이슈… 아쉬운 美

1997년 미국을 방문한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국빈 자격이 무색하게도 뉴욕에서 수모를 겪었다. 중국의 경제 개방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자유시장경제의 심장’이라는 뉴욕을 찾았건만 정작 뉴욕주지사와 뉴욕시장은 이 ‘국빈’을 외면했다. 중국의 열악한 인권 현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그를 만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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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이 지난 2011년 뉴욕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뉴욕을 찾지 않는데도 도심의 타임스스퀘어 광장 전광판에는 중국인 스타 50명의 얼굴을 담은 홍보영상물이 연신 방영되는 등 워싱턴 못지않은 환영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국의 달라진 위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담 의제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장 주석의 방미 때는 ‘인권’이 도마에 올랐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장 주석이 정상회담을 끝내고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중국과 미국은 인권 문제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였다.”라는 직설적 표현이 담겨 있었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건만 미국은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양국 간에는 ‘격차’가 존재했다.

14년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권보다 경제, 그것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인권 문제는 2009년 중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와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환영 연설에서부터 언급, 여전히 양국 관계에 있어 주요 이슈였다. 하지만 이 문제가 양국 간 통상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14년 전 ‘종교 탄압을 자행한 중국 관리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겠다’며 한껏 으름장을 놨던 미 의회는 이번 후 주석의 방문을 맞아 환율 조작국 제재 법안을 만지작대고 있다. 이런 미국을 향해 후 주석은 미국 도착 성명에서 “각국의 발전 방법은 존중돼야 한다.”는 말로 달라진 자신의 위상을 한껏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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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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