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외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7년만의 외출’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입력 2010-11-15 00:00
수정 2010-11-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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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투쟁의 상징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2003년 5월 세 번째로 가택연금을 당한 지 7년여 만이다.

그는 “이제 침묵해서는 안 될 때”라며 적극적인 행보를 선언했다. 그러나 군사정부의 철권통치가 여전한 미얀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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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그녀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연금 해제 다음날인 14일 옛수도 양곤의 민족민주동맹(NLD) 당사에서 수천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양곤 AP 특약
돌아온 그녀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연금 해제 다음날인 14일 옛수도 양곤의 민족민주동맹(NLD) 당사에서 수천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양곤 AP 특약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수치 여사는 14일 오후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양곤 당사를 방문해 에워싼 수천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첫 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근간은 표현의 자유”라면서 “국민이 정부를 감독할 때 민주주의가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민주주의 세력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서 “우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치 여사는 “나를 구금한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은 없다.”면서 “정부 보안관계자들이 나를 잘 대해 줬고, 그런 만큼 그들이 국민들도 잘 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구금돼 있는 동안 하루 6시간씩 언론 보도에 귀 기울여 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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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얀마 군정은 13일 수치 여사에게 석방 사실을 알렸다. 수치 여사의 석방을 기다리며 옛 수도 양곤으로 오전부터 몰려든 지지자들은 땅거미가 깔린 오후 6시쯤 자택 주변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이 철거되자 환호성을 질렀다.

전통 의상을 입고 자택 밖으로 나온 수치 여사는 “침묵해야 할 때가 있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 국민 모두가 화합해야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뗐다.

눈엣가시와도 같은 그를 군정이 순순히 풀어준 데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권탄압 등 정치적 이유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미얀마 정부가 ‘20년 만의 총선 실시’와 ‘수치 여사 석방’이라는 두 장의 카드로 고립무원의 상황을 벗어나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뉴욕 ‘휴먼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엘레인 피어슨은 “불법선거로 지탄받고 있는 군사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려고 (수치 여사 석방이라는) 잔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치 여사가 차갑게 식어 버린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미얀마 전문가 벤저민 자와키는 “군부가 2002년 수치를 석방할 때도 이번처럼 조건없이 풀어 줬으나 1년 만에 수치를 다시 가택연금했다.”면서 65세 민주화투사의 활동폭이 그다지 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비타협 노선이 미얀마 정계의 교착상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부 지원을 받는 여당이 의회를 지배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 사회 변화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받는 수치 여사가 부정선거 논란을 계기로 분열된 야권을 끌어모으면 엄청난 정치적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4일 NLD 당사에서 수치의 연설을 들은 한 지지자는 “미얀마 국민을 폭압적 군사정권에서 자유롭게 해줄 사람은 아웅산 수치뿐”이라며 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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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0-11-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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