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양적완화 나선 美연준, 성공할까

2차 양적완화 나선 美연준, 성공할까

입력 2010-11-04 00:00
수정 2010-11-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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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대로 2차 양적완화 계획을 확정했다.

 규모는 6천억달러.시장의 예측치보다 1천억달러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내년 6월말까지 매달 대략 750억달러의 장기물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총 6천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했다고 3일 발표했다.

 양적완화는(quantitative easing.QE)는 더 이상 정책금리를 더 낮출 수 없게 된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유동성을 늘려 실질금리를 낮춤으로써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지출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이 정책금리를 조절하는 것인데 비해 양적완화는 비상 상황에서 동원되는 처방이다.그만큼 미국의 경제여건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관심은 연준의 2차 양적완화가 과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연준이 단행한 1차 양적완화는 총 규모가 1조7천억달러에 달했다.당시 1차 양적완화는 미국 경제와 금융시스템을 붕괴 직전의 위기에서 건져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던 경제는 활력을 잃고 굼뜬 양상을 지속하면서 미국민의 가장 큰 고통인 실업사태가 전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연준이 2차 양적완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한두달 전까지만 해도 미 금융시장은 연준의 2차 양적완화에 간절히 목말라하는 형편이었다.경기활성화의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는 상태에서 연준이 발권력을 동원해 경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연준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신호들이 2차 양적완화 시행을 기정사실로 굳어지도록 하면서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반감되고 오히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채권왕 빌 그로스 등은 양적완화가 어리석은 조치라면서 연준을 극력 만류했으며 통화정책 전문가인 스탠퍼드대의 존 테일러 교수는 연준의 양적완화가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연준의 신뢰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연준 정책당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들은 시중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마당에 연준이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해도 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빌려다 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기업이나 가계가 돈을 쓰지 않는 이유는 금리가 높아서가 아니라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연준이 장기물 국채를 매입하면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풀린 유동성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겨 명목금리의 상승을 초래,실질금리의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1차 양적완화의 후유증으로 인해 금(金)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원유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는 등 넘치는 유동성이 실물부문에 투기 분위기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준의 양적완화는 특히 달러화 약세를 불러와 환율전쟁과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연준이 6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한 것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취한 궁여지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4년만에 탈환함으로써 재정긴축이 예견됨에 따라 유일한 경기부양 주체가 돼버린 연준이 양적완화의 단행을 머뭇거릴 수 없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2차 양적완화의 규모에서도 연준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원래 연준 주변에서는 2차 양적완화 규모가 5천억∼1조달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규모가 5천억달러 미만으로 줄어드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나 부작용을 감안하더라도 기왕에 양적완화를 단행하기로 한 이상 경제에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규모가 돼야 한다는 주장속에 공화당이 예산승인의 칼자루를 쥔 하원을 장악,정부와 의회 차원에서 추가 부양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연준이 시장의 기대수준보다 채권매입 규모를 1천억달러 이상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효과를 반신반의하기는 연준 내부도 마찬가지다.비둘기파가 득세하는 형국인 FOMC에서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결정을 이끌어냈으나 토머스 호니그 이사와 같은 매파 성향의 인물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연준 수뇌부에서도 완전한 공감대가 이뤄지기 어려울 정도로 양적완화의 효과를 장담하기 힘든 형편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풀린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걱정하기보다는 당장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 장기침체로 치닫는 것을 막아야하는 연준으로서는 양적완화를 단행하는 외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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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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