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 확실시 리위안차오 등 상무위원 놓고 각축
중국의 시진핑(習近平·57) 국가부주석이 사실상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뒤를 이어 5세대 지도자로 확정되면서 그와 호흡을 맞춰 중국을 이끌게 될 차기 지도자군(群)도 서서히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현 지도부라 할 중국 공산당 중앙위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시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55) 부총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7명은 2012년 가을 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끝으로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들의 빈자리는 정치국 위원과 중앙위원들이 채우게 된다.
상무위원 발탁이 유력한 인물은 정치국 위원 가운데 6명, 중앙위원 가운데 1명 정도로 좁혀진 상황이다. 정치국 위원 가운데는 왕치산(王岐山·62) 부총리, 류윈산(劉雲山·63) 공산당 중앙선전부장, 리위안차오(李源朝·60) 중앙조직부장, 왕양(汪洋·55) 광둥성 당서기, 위정성(兪正聲·65) 상하이시 당서기, 보시라이(薄熙來·61) 충칭시 당서기 등이 선두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총리, 위 서기, 보 서기 등은 이른바 태자당(중국 당·정·군 혁명 원로들의 자제 그룹)으로 분류되고, 류 부장, 왕 서기는 후 주석의 직계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다. 하지만 상하이시 부시장을 지낸 리간청(李幹成)의 아들 리 부장은 공청단의 핵심 인물이기도 해 이런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왕 부총리 역시 태자당이면서도 후 주석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리 부장이다. 후 주석은 17기 당대회에서 리 부장을 리커창 부총리와 함께 상무위원으로 끌어올리려다 좌절한 바 있어 이번에는 반드시 입성시킬 가능성이 높다.
위 서기는 연령이 높은 게 부담이지만 한참 후배인 시 부주석의 뒤를 이어 상하이시 당서기가 된 뒤 여러 차례 “시진핑을 본받자.”며 ‘용비어천가’를 불러 ‘시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시 부주석이 그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일약 전국적 영웅으로 떠오른 보 서기는 오히려 이 때문에 “너무 앞서 나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상무위원 진입에 장애가 되고 있다.
정치국 위원이 아닌 중앙위원 가운데는 멍젠주(孟建柱·63) 공안부장이 전임자인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의 자리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후 주석의 ‘책사’인 링지화(令計劃·54) 중앙서기처 서기 등도 최소한 정치국 위원에는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자당이면서 공청단 출신이기도 한 류옌둥(劉延東·65) 국무위원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상무위원에 오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10-20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