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인질극 범인 관에 국기를 씌우다니

필리핀 인질극 범인 관에 국기를 씌우다니

입력 2010-08-28 00:00
수정 2010-08-2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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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질로 잡은 홍콩인 8명을 살해한 뒤 사망한 필리핀 전직 경찰관의 장례식에 필리핀 국기가 등장하자 현지 중국 대사관이 발끈하는 등 인질 참사 이후 양국 관계가 계속 꼬이고 있다.

 28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질극의 범인인 롤란도 멘도사의 유족과 친지는 전날 마닐라의 자택에서 장례식 및 추도행사를 하면서 경찰복을 수의로 사용하고,필리핀 국기를 멘도사의 관에 덮었다.

 이 광경이 현지 TV를 통해 공개되자 필리핀 주재 중국대사관은 강한 분노의 뜻을 담은 서면 성명을 발표했다.대사관은 성명에서 멘도사를 “냉혈 강도”로 지칭하면서 “영웅이나 인격이 고매한 사람만이 사망 후 시신에 국기를 덮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행위에 대해 강력한 분노의 뜻을 표한다”면서 이번 일이 필리핀 국기를 더럽혔다고 지적했다.

 멘도사는 지난 23일 M-16 소총으로 무장한 채 마닐라에서 관광버스를 납치,자신의 복직을 요구하며 11시간여 인질극을 벌였다.결국 진압 과정에서 버스에 탄 홍콩 관광객 8명이 사망했으며,멘도사 자신도 숨졌다.

 중국의 반발에 필리핀 정부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관에 국기를 덮은 것은 멘도사의 가족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한 일”이라며 “그것이 적절치 않았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 외무부도 “국기 사용과 관련한 여러 규칙과 의전이 있는데 이번 일이 현행 규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화권에서 필리핀 경찰의 진압 과정이 서툴렀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중국과 필리핀의 관계에 냉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26~27일 제호마르 비나이 부통령이 이끄는 고위 사절단을 중국에 파견하려 했지만 중국 정부는 완전한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방문을 보류시킨 바 있다.

 한편 필리핀 경찰은 27일 인질 사태와 관련한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망한 홍콩인 8명이 모두 멘도사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경찰의 오인 총격으로 살해됐다는 일각의 의혹을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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