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美검사, 감사실 차장 임명거부에 손배소 청구
내년 연임 여부를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5년 임기의 유엔 사무국 감사실(OIOS) 담당 사무차장에서 물러난 스웨덴 출신의 잉가 브리트 아흘레네우스가 50쪽짜리 보고서에서 반 총장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난한 데 이어 후임 OIOS 담당 사무차장 임명을 거부당한 미국 검사 출신 로버트 애플턴이 반 총장을 상대로 유엔분쟁심판소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애플턴은 또 임명 거부에 따른 피해 100만달러와 봉급 손실분 50만달러 등 모두 150만달러를 피해배상금으로 요구했다.4일(현지시간) AP통신이 입수한 76쪽짜리 심판청구서에서 애플턴은 반 총장이 자신의 임명을 거부한 것은 성과 국적에 따른 차별이라면서 이는 유엔 헌장과 유엔 총회 결의들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유엔 사무총장실은 애플턴의 심판청구서 제출과 관련,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노 코멘트’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턴은 OIOS 사무차장직에 응모한 전 세계 70명의 신청자들 가운데 적격 후보로 유일하게 추천됐으나 반 총장이 유엔 고위직의 경우 지정학적 다양성과 여성이 최소한 1명 포함된 후보 3명을 복수 추천받아 인선한다는 인사 원칙을 내세워 애플턴을 임명하지 않았다.
앞서 아흘레니우스 전 차장은 자신이 반 총장에게 애플턴을 9차례나 추천했던 사실을 공개하며 반 총장의 인사 방식을 비난했다. 이에 반 총장의 고위 보좌관들은 아흘레니우스 전 차장이 반 총장의 새로운 인사 원칙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2010-08-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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