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명 숨진 추락 인도여객기 놓친 승객 “천우신조”

158명 숨진 추락 인도여객기 놓친 승객 “천우신조”

입력 2010-05-23 00:00
수정 2010-05-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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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시간 착각 때문에” “일이 밀려서”

 ”신께서 저에게 제2의 인생을 선사해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에 거주하는 인도인 스레시암마 필립(50.여.간호사)은 지난 22일 아침 에어인디아 소속 여객기가 인도 망갈로르 공항 착륙 중 추락,158명이 숨졌다는 뉴스를 접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바로 자신도 이 여객기 좌석을 예약했지만 출발 시각을 착각,비행기에 타지 못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

 필립은 사고 여객기의 두바이 공항 출발 시각이 22일 오전 1시 15분이었지만 오후 1시 15분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쳤다.

 필립은 현지 일간지 ‘더 내셔널’과 인터뷰에서 ”UAE에서 간호사로 29년간 일하면서 가족을 만나기 위해 매년 2∼3차례 인도를 방문했지만 이렇게 출발 시각을 착각해 비행기를 놓친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TV를 보는데 오후에 타려 했던 비행기가 인도에서 추락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뉴스에서 승객 명단을 전하는데 내 이름도 보였다“고 전했다.

 필립은 ”인도의 가족들은 내가 죽은 줄로만 알고 혹시나 하고 전화를 걸어왔다가 무사하다는 소식에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며 ”신께서 날 살려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쿠니칸난 찬두(51.인도)도 비행 하루 전 예약을 취소해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두바이 대형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그는 아들의 대학 입학 문제 때문에 사고 여객기를 타고 인도로 향할 예정이었지만,직장 상사가 업무가 밀린 상태라며 휴가를 승인해 주지 않아 예약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찬두는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 비행기를 탔더라면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사고기 명단에 있었지만 비행기를 타지 않은 승객은 모두 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22일 두바이를 출발한 뒤 인도 남부 망갈로르 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화염에 휩싸여 반파됐다.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66명 중 15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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