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키예프 대통령 사임… 해외로 망명

바키예프 대통령 사임… 해외로 망명

입력 2010-04-17 00:00
수정 2010-04-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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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에 밀려 도피했던 키르기스스탄의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통령직을 공식 사임함에 따라 과도정부 체제의 정국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이른바 ‘제2차 튤립혁명(민주 시민혁명)’은 바키예프 대통령의 사임으로 8일 만에 일단락됐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이날 밤 부인과 두 자녀만 데리고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한 뒤 키르기스 과도정부에 ‘국민과 영토보전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라는 내용을 담아 사임을 표명하는 문서를 보냈다. 사실상 망명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망명국은 터키나 라트비아일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바키예프 대통령은 ‘제1차 튤립혁명’으로 실각한 아스카르 아카예프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게 된 셈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바키예프 대통령의 입국 허용에 대한 성명에서 “미국·러시아·카자흐스탄 3국의 대통령과 국제기관의 협조에 의한 조치”라고 밝힌 뒤 “키르기스 사태와 정세 안정을 위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대변인은 “미·러·카자흐 등 3국 정상이 지난 12~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바키예프 대통령의 출국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키르기스 과도정부는 바키예프 대통령이 물러남에 따라 헌법개정을 거쳐 6개월 안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방침이다. 현재 대권 주자로는 과도정부의 오툰바예바 수반,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제1부대표, 오무르베크 테케바예프 부대표 등이 부상하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0-04-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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