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예멘소녀 결혼 나흘만에 숨져

13세 예멘소녀 결혼 나흘만에 숨져

입력 2010-04-10 00:00
수정 2010-04-1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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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에서 13세 소녀가 결혼 나흘 만에 과다 출혈로 숨지면서 조혼 풍습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예멘 인권단체 ‘인권을 위한 아랍 여성들의 모임’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의 북서쪽 하자에 사는 13세 소녀가 23세 남성과 결혼한 지 나흘 만인 지난 4일 사망했다고 말했다. 병원이 밝힌 소녀의 사인은 생식기 파열로 인한 과다 출혈이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이 결혼은 소녀의 남편과 오빠가 고액의 결혼지참금을 내지 않는 조건으로 서로의 자매와 결혼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단체는 이러한 합의가 극빈국 예멘에서 흔히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가정들이 딸들에게 들어오는 고액의 결혼 지참금을 가난 때문에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신부가 어릴수록 순종적인 아내가 될 수 있으며 더 많은 아이를 낳고 유혹으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조혼 풍습이 쉽사리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예멘 사회부 보고서에 따르면 예멘 여성 4명 중 1명이 15세가 되기 전에 결혼한다.

보수 이슬람 성직자들의 반대와 정부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도 조혼 풍습 근절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달 예멘의 이슬람 최고위층 모임은 조혼 금지를 지지하는 이들은 배교자라고 선언했다. 지난해 2월 결혼 최소 연령을 17세로 정한 법이 제정됐으나 몇몇 의원들이 이 법이 이슬람에 반한다며 통과를 취소하고 의회 헌법위원회로 돌려보냈다. 예멘은 한때 결혼 최소 연령을 15세로 정하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서 의회가 딸의 결혼 연령을 부모가 정해야 한다며 규정을 무효화했다.

예멘의 조혼 풍습 논란은 2007년 8세 소녀가 30대 남성과의 결혼을 취소시켜 달라며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이혼 결정을 내리면서 크게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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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0-04-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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