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건보개혁법 복잡한 통과과정과 남은 과제

美건보개혁법 복잡한 통과과정과 남은 과제

입력 2010-03-22 00:00
수정 2010-03-2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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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하원이 21일 상원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원안대로 가결함으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명운을 걸고 추진해온 역사적인 건보개혁 작업의 입법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해 11월 하원이 건보개혁 법안을 가결하고 12월 상원이 별도의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이날 하원이 상원법안을 원안대로 가결했기 때문에 절차상으로는 건보개혁 법안이 최종적으로 의회를 통과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는 것으로 건보개혁법은 곧 바로 발효된다.

대통령의 서명으로 9개월 넘게 의회내에서 숱한 우여곡절과 열띤 논쟁을 거친 건보개혁 입법화 작업은 일단 마무리되지만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은 상원의 원안이기 때문에 하원이 이날 같이 채택한 수정안을 반영해 미비점을 보완하려면 앞으로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다.

미국 의회에서 통상적으로 법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동일한 내용의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상원과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이 각기 다를 경우 상.하원 조정위원회에서 단일 법안을 만들어 재차 상.하원이 표결 처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11월과 12월 하원과 상원이 통과시킨 건보개혁법안은 각기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통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상.하 양원이 단일법안을 만들기 위한 조정작업에 들어갔어야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올해 1월 매사추세츠 보궐선거에서 의외의 패배를 당하는 바람에 상원의 의석수가 59석으로 줄었다. 공화당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이른바 슈퍼 60석 구도가 무너진 것이다.

공화당의 반대로 상.하 양원의 단일법안을 만드는 작업 자체가 지난해진데다 단일안이 마련되더라도 상원 통과를 자신할 수 없게된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는 이런 절차 대신 하원이 상원의 원안을 그대로 채택하는 방법을 택했다. 상원의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면 양원이 동일한 안을 채택한 것이 돼 조정절차가 필요없게 되는 점에 착안한 것.

이런 법안처리 절차에는 한국식 단원제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절차가 포함돼 있다.

하원은 이날 작년 12월 상원이 가결한 법안을 원안 그대로 가결하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일부 조항의 내용을 변경한 수정안도 같이 채택했다.

상원 법안에 있던 네브래스카를 비롯한 일부 주(州)에 특혜를 부여하는 조항 등을 삭제하는 것이 수정안의 골자다.

상원 법안의 원안 가결에 반대하는 일부 하원의원의 의견을 수정안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상.하원 조정위를 통한 단일 법안 도출작업을 대체한 것이다.

이런 내용의 수정안은 다음주중 상원에서 표결처리될 예정이다.

그러나 상원이 수정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상관없이 이날 하원이 가결한 법안은 상원이 통과시킨 원안 그대로 이기 때문에 형식상 양원이 동일한 내용을 통과시킨 셈이 돼 대통령의 서명이라는 형식절차만 거치면 건보개혁법은 발효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추후 상원이 하원의 수정안을 부결처리 하더라도 건보개혁법이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상원이 추후 수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하원에 대해 정치적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회 지도부는 수정안을 쉽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상원의 재적 100석 가운데 51명만의 찬성으로 가결할 수 있는 ‘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밟기로 했다.

예산관련 법안을 처리할 때 동원할 수 있는 ‘조정’ 절차를 이용함으로써 법안 가결에 필요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공화당의 반대나 민주당의 무성의로 수정안이 상원에서 채택되지 않을 경우 수정을 전제로 상원법안 원안가결에 찬성한 민주당 하원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또 민주당은 극심한 내분속에 상.하원의원들간 반목과 불신이 심화돼 개혁의 성과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11월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도 있다는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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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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