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미국 무시배경은 ‘커진 국내여론’

中정부, 미국 무시배경은 ‘커진 국내여론’

입력 2010-02-09 00:00
수정 2010-02-0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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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이 외교 전선에서 대결 양상을 빚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중국의 관심도가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멜린다 리우 베이징 지부장은 8일 최신호에서 중국이 미국의 입장과 동향에 별달리 주목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보다는 중국 인민의 여론 동향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미국 전문가들은 1980-9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미국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하는 데 전념했고 미국 전문가들의 보고 내용은 항상 주목 대상이었다.지금은 크게 달라졌다.중국내 미국 전문가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미국의 동향이 관심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은 주요 글로벌 이슈를 둘러싸고 미국의 입장을 무시한 채 미국에 대해 중국의 불만을 거침없이 토로하며 때로는 위협과 거부의 태도를 자주 나타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할 의사를 보이고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중국내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리우 지부장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지게 된 주 요인으로 두가지를 꼽았다.미국을 바라보는 중국내 인민들의 여론이 크게 변했고 중국이 그만큼 강대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 인민들의 여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건 인민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중국 정부는 자국 인민들의 민족주의 내지 맹목적 애국주의 성향을 무시했다간 내부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 전문가이자 베이징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인 왕 지시(WANG JISI)는 “미국이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대해 유감이지만 지금 우리는 미국보다 중국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내 여론의 힘이 막강해진 배경에는 인터넷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중국의 네티즌 인구는 3억8천400만명으로 미국의 1억5천만명에 비하면 배 이상 많다.중국 정부가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국 네티즌의 의사와 입장을 더이상 무시하긴 힘들게 됐다.

 리우 지부장은 그러나 중국내 전문가들의 비유를 인용,중국은 NBA(미국프로농구) 스타로 떠오른 야오 밍에 해당하며 야오밍은 충분히 성장했지만 NBA에서는 이제 막 농구를 시작한 데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리우는 “중국이 미국과 사사건건 대결 양상을 보이는 건 풋내기 선수(ROOKIE)가 ‘철없이 허세를 부리는’(IMMATURE SWAGGER) 꼴이 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중국의 미래에 어려움이 닥칠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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