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아이티 소녀 마지막 외침

“살려주세요” 아이티 소녀 마지막 외침

입력 2010-01-15 00:00
수정 2010-01-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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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더미 깔려 이틀간 버티다 결국 숨져

  12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지진 당시 9살짜리 소녀가 무너진 자신의 집 잔해에 깔린 채 이틀간 생명을 이어갔지만,제때 구조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잃었다.

 지진이 일어난 지 이틀 뒤인 14일 아리사 킴 클레르쥬의 친구와 이웃들은 잇따르는 여진을 무릅쓰고 수북이 쌓인 건물 잔해더미를 뚫고 결국 그녀를 지상으로 끌어냈다.그러나 소녀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무너져내린 지붕 파편에 갇힌 아리사는 숨지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도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다.그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14일에는 12명가량이 모여들어 구조작업에 나섰다.

 구조요원들은 아리사에게 물을 건네줄 수 있을 정도까지 접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음식은 마련해 주지 못했다.마지막 외침이 들린 지 몇 시간 후,그녀의 싸늘한 시신은 콘크리트와 구부러진 철근 더미 사이로 끌려 나왔다.

 오갈 데 없는 그녀의 시신은 녹색 목욕 수건에 싸인 채 책상에 놓여 있다 망가진 차량 후드 위로 옮겨졌다.

 무너진 건물 속에서 팔다리가 잘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시신으로 발견된 어린이와 청소년은 아리사 외에도 여럿이다.

 아리사의 이웃인 벨르플뢰르 장 에베르는 아리사가 성실하고 밝은 아이였다며 “아이티는 버려진 나라다.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의지한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포르토프랭시 시 당국은 14일 공동묘지 인근에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희생자의 시신을 안치할 ‘집단묘지’를 만들기로 했다.아직 매장되지 않은 시신들은 사고 당시의 처참한 모습 그대로 대여섯 구씩 무더기로 곳곳에 쌓여 있다.

 포르토프랭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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