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이번엔 ‘음식전쟁’

이스라엘-레바논, 이번엔 ‘음식전쟁’

입력 2010-01-09 00:00
수정 2010-01-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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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2년과 2006년 두 차례 전쟁을 치른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이번엔 중동 지역 전통음식인 ‘후머스’ 만들기 세계 신기록을 제조하는 ‘음식전쟁’을 벌이고 있다.

 병아리콩(이집트콩)을 익혀 으깬 후 레몬주스와 소금,참기름으로 조미하는 후머스는 빵에 묻혀 먹는 음식으로,이스라엘을 포함,중동 지역 나라들의 식탁에 매일 오르다시피하는 인기 요리이다.

 레바논인들은 이 후머스를 이스라엘이 마치 자국의 고유 음식인양 전 세계에 널리 알려 마케팅을 하고 있는 데 격분해 지난해 10월 수도 베이루트에서 2천㎏이 넘는 후머스를 만들어 이스라엘이 보유해온 관련 기네스북 기록을 깨뜨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8일 예루살렘 근교의 한 아랍계 마을인 아부 고쉬에서 무려 4천90㎏의 후머스를 제조,이 분야의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아랍계와 유대계 요리사 수백 명은 이날 인근 방송국에서 빌린 대형 위성방송 수신 접시 위에 4t이 넘는 후머스를 만들어 영국 런던에서 온 기네스북 심판관으로부터 새 기록의 수립을 인정받았다.

 이번 후머스 신기록 제조 행사를 후원한 한 아랍계 이스라엘인 레스토랑업자는 “이제 우리가 후머스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며 “경쟁은 건전한 것”이라고 AP 통신에 말했다.

 이에 레바논의 파디 압부드 관광장관은 오는 봄에 이스라엘과의 국경 지역에서 후머스를 더 크게 만들어 이스라엘의 기록을 다시 한번 깨뜨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후머스를 만드는 데 반대하지 않으나 사람들은 그 음식이 레바논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한 라디오 방송은 이번 후머스 만들기 경쟁이 2006년 양국 간의 제2차 레바논 전쟁에 이은 ‘제3차 레바논 전쟁’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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