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받는 하토야마 엔고 방관정책

검증받는 하토야마 엔고 방관정책

입력 2009-09-29 12:00
수정 2009-09-2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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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의 경제공약이 외환시장에서 검증되고 있다. 2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엔화가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88엔대에 거래됐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90엔대가 무너졌다. 엔고(高)가 정착될 조짐을 보이자 일본 내 명품 수입업체들은 세일로 고객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당분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적고, 새 정권은 엔고를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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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총리는 기업이 아니라 국민생활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왔다.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의 “정부가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25일 발언은 전임 정권 재무상의 발언과 정반대다.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고 엔을 팔아 엔화 약세를 부추기면, 수출하는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일본 국민들은 싸게 살 수 있는 수입품을 비싸게 사야 한다.

이는 지난주 말에 끝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합의에 위반된다. G20 정상들은 세계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상수지 흑자 국가들이 소비에 주력하도록 촉구했다. 일본의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16조엔(약 213조원)이다. 문제는 일본의 경제구조다.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엔고로 일본의 수출은 아시아의 주요 경쟁 국가에 비해 더디게 회복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메릴린치의 도모코 후지이 외환분석가는 “현재의 엔·달러 환율이 최저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토야마 정권이 개입할 의사를 피력하지는 않았지만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9-09-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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