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 특사는 ‘무용지물’?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현지에 건너간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 특사가 고전하고 있다. 군부 인사들의 강경한 자세 앞에 속수무책인 데다 강경진압 여파로 상황이 소강상태여서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 미얀마 국민에게서 환영도 받지 못하는 듯하다. 워싱턴타임스는 많은 국민들이 그의 활동으로 달라질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3000여명이 살해된 1988년 민주화시위 때의 좌절어린 경험도 한몫하고 있다.
조정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있는 감바리 특사는 29일 옛 수도 양곤에 도착한 뒤 군부 지도자들을 만나러 행정수도 네피도로 이동했다. 이어 30일 양곤으로 다시 돌아와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90여분간 면담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감바리 특사가 아웅산 수치 여사와 나눈 대화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소득은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엔 사무차장 시절인 지난해 두 차례 미얀마를 방문,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해제 및 정치활동 재개, 소수민족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등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애써 왔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지난 5월 미얀마 특별자문관에 지명된 그에 대해 파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인권문제에 매우 확고한 입장을 가진 추진력 강한 외교관”으로 평했지만 이번에는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7-10-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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