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온난화·환경오염 비상] 사라지는 남태평양 섬들

[지구촌 온난화·환경오염 비상] 사라지는 남태평양 섬들

구동회 기자
입력 2007-07-17 00:00
수정 200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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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작은 산호섬 국가 투발루에 사는 베우 레사(73)에게 해수면 상승을 경고하는 과학보고서들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는 이미 온몸으로 온실효과로 인한 환경변화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뛰어 놀던 해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재배하는 곡식들은 소금기에 오염되어 말라 버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6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투발루 주민들의 고달픈 일상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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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의 상승 속도는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투발루를 비롯한 남태평양 국가 주민들은 수십년 안에 눈 앞에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생겼다. 이미 4000여명의 주민들이 뉴질랜드로 이주했고 1만여명의 주민들도 뉴질랜드로 이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렵게 삶의 터전을 버리고 뉴질랜드로 이주해 가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딸기수확 정도가 전부이다. 전문직으로 일하던 주민들도 현실의 벽을 경험하면서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인생을 포기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푸나푸티의 한 초등학교 교장 테무 하무마는 “아이들이 6살이 되면 기후 변화를 가르치고 현실에 대해 인정하도록 유도한다.”며 “아이들에게 이곳을 떠나라는 말 외에는 해줄 말이 없다.”고 절망적인 상황을 한탄했다. 투발루는 면적 26㎢에 여의도 3배 크기만 하다.

일부 주민들은 고향을 포기할 수 없다며 끝까지 섬을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장본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행을 줄이고 공장의 가동도 최소화했지만 해수면 상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들이 기다리는 기적은 강대국들의 환경에 대한 무관심 앞에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2007-07-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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