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라이더 보험/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라이더 보험/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진경호 기자
입력 2021-12-13 20:38
수정 2021-12-14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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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2년이 만든 사회 변화상 중 하나가 배달 종사자, 라이더의 급증이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업 라이더(퀵서비스 포함) 수는 지난달 들어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42만명이던 올 상반기에 견줘 불과 5개월 새 8만명이 늘었다. 정규직보다 임시고용 형태의 프리랜서(긱워커·Gig Worker)를 선호하거나 혹은 마다하지 않는 청년층 세태와도 맞물려 있으니 새해엔 더 많은 배달 오토바이가 거리를 누빌 것이다. 사회의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늘고, 라이더를 원하는 업체와 근로자의 공급 또한 늘고 있으니 적어도 인력시장 수급 면에선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다고 하겠다.

문제는 이런 라이더 시장의 수요공급 일치와 별개로 두 바퀴에 자신의 목숨을 올려놓은 이들 50만 라이더의 생명은 수요와 공급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50만 라이더 가운데 대인·대물 종합보험 가입자는 단 5%뿐이다. 나머지 95%는 가정용 보험이나 보장 범위가 최소한인 책임보험만 가입한 채 거리를 누빈다. 사고로 다치거나 목숨을 잃어도 온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라이더들이 이처럼 종합보험을 외면하는 이유는 당연히 비싼 보험료 때문이다. 200만원 안팎의 중고 스쿠터를 구입해 월 200여만원 수입을 올리는 라이더에게 스포츠카 포르셰 정도나 돼야 내는 연 400만~1000만원짜리 종합보험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고 보험사들을 욕할 일도 아니다. 배달 오토바이 교통사고율은 지난해 212.9%를 찍었다. 오토바이 1대당 1년에 2차례 이상 사고가 나는 셈이다. 잦은 사고로 인해 배달회사 오토바이 손해율이 127.4%에 이르니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어떤 보험사가 손해를 무릅쓰고 보험료를 낮추겠나.

라이더 안전 보상과 관련한 이런 시장의 미스매치는 결국 사회보장이라는 복지 안전망의 틀 속에서 풀 일이다. 하지만 정책 당국과 관련 업체, 라이더 노조의 논의는 마냥 더디기만 하다. 새해부턴 그나마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종사자) 고용보험이 의무화돼 고용 안정은 그만큼 강화될 듯하지만 산업재해 안전망은 여전히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13일부터 배달 라이더 안심상해보험을 운용하며 최대 2000만원 보상에 나선다는데 가뭄의 단비이기도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이기도 하다. 예산이 25억원에 불과하다 보니 혜택의 범위와 수위가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년을 입에 달고 사는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건만 라이더 산업재해에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것인지 별반 들리는 소리가 없다. 설마 배달된 음식에만 눈이 꽂혀 있는 건 아닐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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