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유대균과 세월호의 진실/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유대균과 세월호의 진실/박록삼 논설위원

박록삼 기자
입력 2019-02-06 23:42
수정 2019-03-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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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던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 꽃 같은 아이들은 왜 하필 그 세월호에 탔을까. 제주 수학여행에 들떠 있던 304명이 애꿎게 희생됐다. 그중 5명은 실종자로, 바닷속 심연으로 허위허위 들어가 끝내 돌아오지 않은 채 어미 아비의 가슴을 무덤으로 삼았다. 그해 4월 봄의 복판이었건만, 찬 바람 몰아치던 팽목항은 분노와 슬픔의 통곡으로 가득 찼다. 많은 이들이 팽목항을 찾아 흐느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이들은 TV 화면 속 처연함만으로도 함께 눈물을 찍어 냈다.

참사 당시 국정원 유착설, 고의 침몰설, 유병언 비호 의혹 등을 비롯해 각종 음모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세모그룹의 회장인 유병언과 그의 장남 유대균(48)씨에게 책임을 전적으로 물으며 각각 현상금 5억원, 1억원을 걸고 수배했다. 유병언은 그해 6월 12일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됐다. 죽음으로써 진실은 미궁에 빠졌고, 붙잡힌 장남 유씨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 2년형 뒤 2016년 7월 만기 출소했지만 참사와는 어떤 연관성도 밝혀지지 않았다.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도 여전히 휴대전화와 가방에 세월호의 상징물인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는 사라지고 있다. 참사의 원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특별조사위는 유명무실했다. 문재인 정부 선체조사위는 1년 넘는 활동 끝에 4명의 유해를 추가로 수습하고, 참사 원인 및 당시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조사 보고서는 ‘외부 충격설’과 ‘내부 원인설’ 두 가지 모두 담았다. 추가적인 진실 규명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2기 특별조사위 활동에 넘겨야 한다.

지엽적 소식도 있다. 정부가 장남 유씨에게 제기한 세월호 참사 수습비용 등 구상금 1878억 1300만원 청구 소송에서 1심·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6일 패소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유씨가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관여하면서 세월호의 수리·증축 및 운항 등과 관련해 업무 집행을 지시하거나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04명 세월호 희생자 설 합동 차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음달 중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기억의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고 했는데 다소 섭섭한 마음이다.

누군가는 지겹다지만 그럴 수는 없다. 우리는 304명이 희생된 참사의 원인을 밝혀 사고 재발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 진실 없이 과거와 화해할 수가 있을까. 진실 없이 새로 바뀔 확 트인 광화문광장을 편안히 즐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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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tan@seoul.co.kr
2019-0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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