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53년 만의 퇴장, 미관지구/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53년 만의 퇴장, 미관지구/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19-01-17 23:14
수정 2019-01-18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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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시, 살기 좋은 도시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 적절한 토지이용 계획과 관리 방안이 있어야 한다. 용도지구, 미관지구, 경관지구 등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도시관리 방식들은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용도지구는 용도지역 내 건축물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의 규제로 미관, 경관, 안전 등을 도모하려고 정하는 도시관리 수단이다. 미관지구는 주요 간선도로변 양측(폭 12m) 가로환경의 미관 유지를 위해 건물 층수나 용도를 제한하는 도시관리 방식이다. 경관지구는 무질서한 도시 확장으로부터 산지나 구릉지 등 자연경관과 역사경관 등을 보호하려는 도시관리 방안이다.

어제 서울시가 미관지구라는 도시관리 방식을 53년 만에 없애고 경관지구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복잡한 용도지구 체계를 통폐합하는 내용의 국토 계획 및 이용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4월 최종 고시한다.

우리나라의 미관지구는 1962년 도시계획법을 토대로 1965년에 처음 지정됐다. 남대문, 세종로, 서소문로, 종로가 1종 미관지구로, 한강로 및 신촌로가 2종 미관지구로 각각 지정됐다. 현재는 서울 시가지 면적의 5.75%인 336곳, 21.35㎢가 지구 특성에 따라 4개 유형(중심지, 역사문화, 일반, 조망가로)으로 세분화돼 있다.

그러나 50년 넘는 시간이 흐르며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등 별도 도시관리 수단으로 지역별 용도 제한을 하면서 미관지구 제도의 실효성이 많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관지구 전체 면적의 82.3%인 313곳이 미관지구에서 해제된다. 중심지 미관지구 등 해제되는 곳은 그동안 불가능했던 컴퓨터 관련 제품 조립 업체, 인쇄업체, 창고 등의 입지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임대수익 증가 등 지역경제 활력 요인이 될 수 있다.

나머지 23개 미관지구는 경관이나 높이 관리가 필요해 ‘경관지구’로 바꿔 계속 규제한다. 23곳 중 ‘조망가로특화 경관지구’가 되는 강북구 삼양로 등 16곳은 6층 이하의 층수 제한, 건축물 용도 입지가 제한된다. 역사문화 미관지구에서 ‘시가지 경관지구’로 바뀌는 압구정로는 층수 제한이 기존의 4층 이하에서 6층 이하로 완화돼 개발 여지가 생길 전망이다. 나머지 6곳은 한강변과 경복궁 주변, 남산공원길 일대로 ‘역사문화특화 경관지구’로 지정해 추후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시·공간 변화에 따라 도시관리 방식도 바뀌기 마련이다. 미관지구 폐지와 경관지구 통합 관리로 서울이 시민들에게는 살기 좋은 도시, 관광객에게는 아름다운 도시로 남을 수 있도록 지혜로운 관리 방안 마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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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gleduo@seoul.co.kr
2019-0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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