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10·4 선언 첫 공동행사/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10·4 선언 첫 공동행사/이종락 논설위원

이종락 기자
입력 2018-10-04 17:36
수정 2018-10-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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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인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그리고 승용차로 평양 한복판에 닿았다. 이틀 뒤인 4일에는 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8개 항을 발표했다.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획기적인 선언이었지만 이후 보수정권이 들어서고 국제 정세가 급격히 바뀌면서 선언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10·4 선언이 회생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완충) 수역 조성은 2007년 선언의 ‘공동어로수역 지정과 평화수역 조성’을,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은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과 맥을 같이한다.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선언 합의를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2007년 정상 선언의 4항을 보다 진전시킨 것이다.

10·4 선언 합의 후 처음으로 남북 공동 기념행사가 6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종교계, 양대 노총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노건호씨, 방송인 김미화씨, 배우 명계남씨 등 160명으로 구성된 민관 방북단이 어제 정부 수송기로 방북했다.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로 명명된 공동행사는 오늘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행사를 위해 이날 방북하는 이 대표는 “민간 교류 시발점”이라면서 “민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 마음이 하나 되는 것이 평화 공존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바람과는 달리 이번 10·4 공동행사도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남북 공동행사는 주최 측이 비용을 부담해 온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에는 북한 측 요청으로 정부가 2억 8000만원가량을 유로화로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10·4 공동행사가 민간 주도가 아닌 대부분 친여 인사들로 구성됐고, 사실상 정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행사라며 비난하고 있다. 남북한 정상 간의 잇따른 평화선언에도 불구하고 민간 교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남북 간 다양한 교류가 더이상 진영 간의 시빗거리가 되지 않을 날은 언제쯤일지 안타까울 뿐이다.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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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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