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마크롱의 개혁/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마크롱의 개혁/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8-02-04 17:40
수정 2018-02-0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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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마크롱은 힘을 꽉 주는 것도 모자라 악수하던 손을 빼려는 트럼프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레이저 눈빛’을 발사했다. 공격적인 악수로 상대를 곤혹스럽게 하던 트럼프를 향해 마크롱이 ‘한 방’ 먹인 것이다.
프랑스 최연소(39세)로 대통령이 된 마크롱. 능력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는 전 세계에 일깨우고 있는 중이다. 그는 트럼프만이 아니라 악명 높은 프랑스 노조와의 싸움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과거 프랑스 대통령들이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한 노동개혁에 그는 정면 승부를 건 것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골자로 한 노동법 개정안을 의회 승인 없이 행정명령으로 추진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노동계와는 300시간 대화하며 설득했다. 결국 기업의 고용과 해고가 용이해졌고, 50인 이하 기업은 노조가 아닌 근로자 대표들과 교섭할 수 있게 해 노조의 힘을 뺐다. 연간 3조원에 가까운 흑자를 내는 프랑스 최대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앵그룹이 지난달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었던 것도 마크롱의 노동법 덕분이다. 마크롱은 특히 경제 살리기를 위해 법인세율 인하와 부유세 축소 등 친기업 정책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마크롱의 개혁으로 저성장·고실업의 늪에 빠져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프랑스에 생기가 돌고 있다. 실업률이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기업들이 프랑스에 투자하겠다고 줄을 서고 있다. 마크롱이 “프랑스가 돌아왔다”고 선언할 만하다. 지난해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프랑스를 ‘올해의 나라’로 선정한 것도 “마크롱이 개혁이 불능하다고 여겼던 프랑스를 환골탈태시키고 있다”는 이유다.

마크롱은 평생 고용과 자동 승진으로 무장된 ‘요새’인 공직사회에도 칼을 들이댔다. 최근 2022년까지 공무원 12만명을 줄이는 대신 재교육과 재배치를 통해 업무 효율화를 꾀한다는 ‘퍼블릭 액션 2022’를 발표했다. “‘요새’(공직)를 바꾸지 않고서는 나라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마크롱과 문재인 대통령은 거의 같은 시기에 당선됐지만 취임 후 행보는 엇갈린다. 우리 정부는 프랑스와 달리 공무원 증원 정책과 친노동자 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프랑스와 우리는 정치·경제적 환경이 다르다. 하지만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고 개혁하지 않는다면 위기의 나라를 구할 수는 없다. “마크롱 대통령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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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8-02-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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