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1999년 7월이다.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었다. 그로부터 18년 뒤인 지난 8월 1일 현재 전국 매장 수는 1083개. 해마다 평균 60개여씩 늘어난 셈이다. ‘별다방’ 스타벅스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국내 커피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지난해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톨 사이즈) 한 잔 값은 서울 4100원, 파리 3773원, 브랜드 국가인 미국 뉴욕이 2821원이었다. 뉴욕은 소득 수준이나 임대료가 매우 비싼데도 스타벅스 커피 요금은 서울보다 왜 쌀까. 물론 그 연유를 들어 보면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다. 한국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은 주요 상권의 핵심 지역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그 위에 스타벅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뛰어난 고객 모집 능력으로 건물의 가치까지 높여 준다. 한국의 스타벅스는 미국보다 매장이 훨씬 넓다. 한국인들이 좌석을 선호해 테이크아웃 비율이 미국의 절반 수준인 까닭이다. 커피값을 더 받아 비싼 상권의 임대료를 벌충하고 매장 확장에 돈을 더 들이는 구조다. 그렇더라도 비싼 값을 치르는 고객은 달가울 리 없다.
진동벨 대신 매장 종업원이 커피 나왔노라고 외치는 소리, 고객들의 왁자지껄함, 제멋대로 늘어선 행렬, 휴대전화 소음으로 가득한 곳, 그래서 고객들은 주문 커피가 언제 나올지 몰라 귀를 쫑긋 세운 채 제대로 얘기조차 못 하는 불편함. 한국 스타벅스의 익숙한 일상이다. 종업원들은 목이 쉬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고객과 눈맞춤하며 음료를 건네기 위해 진동벨을 두지 않는다는 경영진의 얘기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스타벅스 원두값이 영국보다 두 배 넘게 비싸다고 한다. 얼만 전 보도에 따르면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250g) 원두값이 영국에서 7600원인데 반해 한국에선 1만 6000원을 웃돌았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게 스타벅스 코리아의 해명. 영국은 물가와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데 원두값이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니. 한국은 ‘호구의 나라’이니 비싼 값을 받아도 계속 충성하리라고 믿는 건지. 우선 가격 차이의 진실을 밝히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발동해야 한다. 맘에 들지 않으면 오지 말라는 식은 또 다른 형태의 ‘갑질 아닌 갑질’이다. 좀더 쾌적한 공간에서 적정한 값을 치르고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소비자와 소비자단체의 몫이다. 한국인들이 더이상 별다방의 국제 호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줄 때가 되지 않았는가.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진동벨 대신 매장 종업원이 커피 나왔노라고 외치는 소리, 고객들의 왁자지껄함, 제멋대로 늘어선 행렬, 휴대전화 소음으로 가득한 곳, 그래서 고객들은 주문 커피가 언제 나올지 몰라 귀를 쫑긋 세운 채 제대로 얘기조차 못 하는 불편함. 한국 스타벅스의 익숙한 일상이다. 종업원들은 목이 쉬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고객과 눈맞춤하며 음료를 건네기 위해 진동벨을 두지 않는다는 경영진의 얘기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스타벅스 원두값이 영국보다 두 배 넘게 비싸다고 한다. 얼만 전 보도에 따르면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250g) 원두값이 영국에서 7600원인데 반해 한국에선 1만 6000원을 웃돌았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게 스타벅스 코리아의 해명. 영국은 물가와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데 원두값이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니. 한국은 ‘호구의 나라’이니 비싼 값을 받아도 계속 충성하리라고 믿는 건지. 우선 가격 차이의 진실을 밝히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발동해야 한다. 맘에 들지 않으면 오지 말라는 식은 또 다른 형태의 ‘갑질 아닌 갑질’이다. 좀더 쾌적한 공간에서 적정한 값을 치르고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소비자와 소비자단체의 몫이다. 한국인들이 더이상 별다방의 국제 호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줄 때가 되지 않았는가.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2017-10-23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