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불금, 프리미엄 프라이데이/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금, 프리미엄 프라이데이/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02-24 17:46
수정 2017-02-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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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어제부터 ‘프리미엄 프라이데이’(Premium Friday)가 실시됐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퇴근 시간을 2~3시간 앞당기는 제도다. “우리 회사가 일찍 퇴근시켜 준다고?” “못다 한 일 하느라 다른 날 더 힘든 것 아니야?” 반신반의는 있었지만 순조롭게 첫 테이프를 끊었다. 아베 신조 정부에 날을 세우는 아사히신문조차 어제 아침 사설에서 “‘금요일 오후’의 수요를 노린 기업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면,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박수를 보냈을 정도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국내총생산(GDP) 600조엔을 목표로 내걸었던 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의 출발이다. 총리에게 화답한 게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해당하는 게이단렌(經團連)이었다. 게이단렌은 지난해 11월 내수 진작을 위한 “2017년 2월 24일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개시”를 공표했다. 아베 총리와 게이단렌의 돈독한 사이는 정평이 나 있다. 경제산업성은 곧바로 민관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추진협의회’를 설립하고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추진협의회 홈페이지를 보면 어제 오후 5시 현재 3930개 기업 및 단체가 가입했다. 신문사, 운수, 통신, 호텔, 백화점, 도소매점 등 다양한 업종이 망라돼 있다. 가입하면 로고를 써서 마케팅이나 장사에 활용할 수 있다. 로망스카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오다큐 전철은 어제 오후 4시 30분 신주쿠를 떠나 온천지 하코네로 가는 로망스카에 탄 20세 이상 손님에게 370엔짜리 캔맥주를 200엔에 할인 판매했다. 오카야마현의 어느 호텔은 어제 투숙한 손님에게 와인을 무상 제공했다. 던킨도너츠는 어제 하루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가족과 도너츠를 즐기지 않겠습니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도너츠 5개를 평소보다 싼 500엔에 팔았다. 샐러리맨의 조기 퇴근에 맞춰 술집들도 어제 일찍부터 가게를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진풍경을 도쿄 등 일본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일찍 귀가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광경도 TV에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2일자 보도를 보면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실시를 결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는 응답이 37%에 달했다. 사원 6만 6583명을 거느린 스미토모상사는 한 달 앞선 1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했다. 이 회사는 “매주 금요일 하루 연차나 반차 휴가를 못 쓰더라도 오후 3시에는 퇴근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 대책의 핵심으로 내놓은 게 일본을 벤치마킹한 ‘한달 한번 금요일 4시 퇴근’이다. 불황의 한국에서 ‘탁상행정’이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본처럼 기업의 적극적 참가, 금요일 특수를 노려 이익을 올리려는 서비스업의 호응이 있다면 소비도 늘리고 장시간 노동도 개선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제도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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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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