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대통령 정년 65세’/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정년 65세’/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황성기 기자
입력 2017-01-17 21:04
수정 2017-01-1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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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준대로라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2020년 대통령 선거 출마 표명은 ‘뒷방 노인네의 헛소리’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1942년 11월 20일생으로 만 74세. 다음 대선에 출마하면 78세가 된다. 표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모든 공직에 정년 도입을!’이란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 정년 65세를 주장했다. 표 의원은 “50년간 살아오고, 1년간 정치를 해 보니 대통령과 장관 및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및 의원 포함,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그래야 나라가 활력이 있고, 청년에게 더 폭넓고 활발한 참여 공간이 생긴다”면서 “은퇴한 분들이 ‘어른’으로 물러나 계셔야 현장의 대립이나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할 수 있으며, 나라가 안정된다”고 주장했다.

가능성은 제로이지만 그의 주장이 실현된다면 1944년생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에 나올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1953년 1월 24일 태어난 문재인 전 대표가 만일 대통령이 된다 해도 1년 안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65세 정년의 적용을 받지 않을 대선 주자는 60세의 박원순 시장, 59세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52세의 이재명 성남시장, 51세의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다. 그가 문재인 전 대표를 염두에 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페이스북에는 “당연히 반 전 총장 생각도 했죠. 하지만 그분만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적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의 정년을 65세로 하려면 헌법을 고쳐야 한다. 400개 가까운 댓글에서는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일이라 위헌적 발상이라는 말 듣기 쉬운 말씀’이라거나 ‘100세 시대에 역행’이라는 비판이 눈에 띈다.

세계를 둘러보면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92) 대통령은 예외이지만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55), 일본 총리 아베 신조(62),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60),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62), 이탈리아 총리 파올로 젠틸로니(62),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45) 등 선진 7개국(G7)을 비롯해 40~60대가 주류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1946년생, 선거에 패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947년생이다. 우리를 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만 73세에 당선이 됐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도 70세에 임기를 마쳤다. 나이가 지도자의 기준이 될 수 없으며, 나이가 많아 판단력 등에 문제가 있으면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걸러 낼 수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이목을 끌려는 공약, 주장들이 넘쳐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대 폐지’,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불법재산 몰수’, 유승민 의원의 ‘육아휴직 3년’ 등과 함께 ‘65세 대통령 정년’은 실현도 어렵고 실효도 없는 포퓰리즘적 구호에 가깝다는 점에서 엄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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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17-0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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