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전성기재단/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성기재단/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10-13 21:24
수정 2016-10-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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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직장을 옮겼다며 명함을 건넨다. 전성기재단…. 전성기라는 사람의 이름을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 같기도 했다. 화제의 중심이 전성기재단에서 서울시가 만든 50+재단(50플러스재단)으로 옮겨 갔다. 그제야 전성기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인생의 황금기를 의미하는 전성기(全盛期)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다른 말로는 한창때, 인생의 황금기이고, 영어로는 헤이데이(Heyday)나 골든에이지(Golden age)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베이비붐 세대가 만 65세 이상이 되는 약 10년 후면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사전 준비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니어클럽을 만들기 시작한 게 20년 전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은퇴 나이는 53세다. 은퇴 이후 65세 미만의 장년층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복지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출범한 재단이 서울시의 ‘50플러스재단’이라고 한다. 2018년까지 거점별로 6개의 50+캠퍼스를 만들고 구청마다 센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6월 개관한 서북 50+캠퍼스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으며 지난 9월부터 2학기 수업이 시작됐다. 50+캠퍼스의 수강료는 유료가 원칙이지만 일부는 무료로 운영된다.

이름이 독특한 전성기재단은 50+재단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따라서 전성기캠퍼스의 운영 방식도 비슷하다. 공통점은 은퇴 이후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인문학 강의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성기재단은 재능 기부를 통한 나눔 등 지향점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민간에서 운영하는데도 모든 강의가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전성기캠퍼스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라이나생명빌딩에 보금자리를 마련, 개관 행사를 하고 출범했다. 홍봉성 재단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성기캠퍼스가 50+세대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작지만 큰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개월 과정으로 첫선을 보인 전성기캠퍼스 교육과정은 모두 4개 분야로 꾸며졌다. 나를 알아 가는 ‘발견학’, 함께 배우는 ‘같이학’, 재능을 나누는 ‘나눔학’,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도전학’ 등이다.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만들기, 소중한 나의 시간을 선물한다는 취지의 경험자 자서전, 홈바리스타 되기,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국내 배낭여행, 세계 일주의 첫걸음, 수제 도장 만들기 등…. 학과목에 따라 약간의 재료비만 부담하면 된다고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재단도 있지만 전성기재단과 같은 재단은 공공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 더 많이 만들어져 더 많이 회자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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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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