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내부순환로의 PSC/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내부순환로의 PSC/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6-02-22 22:50
수정 2016-02-2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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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살다 보면 교통지옥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그런데 휴일이나 명절, 그것도 새벽에 시내를 달려 보면 생각은 조금 바뀐다. 1000만명 안팎이 모여 사는 거대 도시로는 도로 계획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도시고속도로 망(網)이 그렇다. 교통체증이 없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강북과 강남 도심은 남산과 한강을 가로지른 터널과 교량으로 손쉽게 오갈 수 있다. 동쪽과 서쪽은 올림픽대로와 강북강변도로가 연결한다. 한강을 따라가는 이 양대(兩大) 동서 관통로를 보조하는 도시고속도로가 어제부터 일부 구간의 통행이 중단된 내부순환로이다.

서울에는 이 밖에도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 서부간선도로, 분당수서로, 노들로 등의 도시고속도로가 있다. 이 도시고속도로는 대부분 시속 80㎞로 최고 속도가 정해져 있지만, 많은 차들은 100㎞ 이상으로 달리곤 한다. 서울이 ‘경차의 천국’이 될 수 없는 이유가 도시고속도로에 있다는 주장도 들은 적이 있다. 경차를 몰고 서울의 도시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내에서는 빨리 달릴 곳이 없어 안전에 문제가 적은 유럽 도시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도시고속도로의 건설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백지 위에 도로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빽빽하게 도시화가 이루어져 손댈 곳이 거의 없는 틈바구니로 고속도로를 낸 것이나 다름없다. 올림픽대로나 강북강변도로도 알고 보면 상당 부분이 한강 바닥에 교각을 세운 고가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내부순환로는 전 구간이 터널과 고가도로로 연결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북악터널을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는 정릉천, 서쪽으로는 홍제천을 따라간다.

내부순환도로의 통행이 중단된 것은 대동맥이 하나 끊긴 것이나 다름없다. 정릉천 고가교의 프리스트레스트(PSC) 거더에서 강철 케이블 다발이 끊어졌다고 한다. 한진중공업이 시공해 1999년부터 사용한 교량이다. ‘다리를 지지하는 강철 케이블이 끊어졌다’는 큰 틀의 사고 내용에서는 지난해 12월 서해대교 사고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서해대교는 첨단 공법으로 지어진 주탑 높이 182m의 국내 최대 규모 사장교로, 사고 원인 또한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의 측면이 있었다.

PSC 공법은 콘크리트 내부의 강철 케이블 다발을 잡아당겨 하부의 인장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한때는 최신 공법이었지만 지금은 기본 중의 기본 공법이다. 내부순환로는 전 구간에 이 공법을 썼다고 한다. 서울시는 사고 원인 조사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특별한 외부적 요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기본 기술조차 습득하지 못해 일어난 부실 시공일 수밖에 없다. 시공 회사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책임을 물을 제도적 장치가 부실하다면 이번 기회에 정비해야 한다. 그런다고 해도 시민의 불편은 보상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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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6-0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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