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경찰대 전성시대/오승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경찰대 전성시대/오승호 논설위원

입력 2014-08-08 00:00
수정 2014-08-08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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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발족 초창기 경찰 요직의 대부분은 간부후보생들이 차지했다. 1990년대 초에는 간부후보 14기 전성시대였다. 13개 전국지방경찰청장 가운데 7명이 14기생이었다. 경찰대학이 주력 부대로 자리 잡기 이전에는 간부후보생, 고시, 학사경사, 군출신, 비(非)간부 출신이 경찰 5대 인맥을 형성했다. 주류는 매년 40~60명을 선발했던 간부후보생이었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1983년 간부후보 31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올해 간부후보생 채용시험에서는 남자 28대1, 여자 4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행정·외무고시나 사법시험에 합격해 경정으로 특채되는 고시 출신들은 경찰에서는 엘리트로 자부심이 강했지만 수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2010년에는 사시 출신 3명을 뽑는 데 112명이 지원, 3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사시 출신 첫 청장이다. 7·30 재·보선에서 전략공천으로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도 사시 출신이다. 역대 18명의 경찰청장 가운데 고시 출신은 행시 6명, 외시 2명, 사시 1명 등 모두 9명이다. 조현오·허준영 전 청장은 외시 출신이다.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이 곧 탄생할 예정이다. 1981년 제1기생이 입학한 이후 33년 만이다. 2기 출신인 강신명 서울경찰청장이 청문회를 통과해 경찰청장이 되면 경찰대 출신의 조직 장악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간부 조직이 경찰대와 비경찰대로 양분되다시피하면서 경무관 이상 경찰대 1기 출신 고위직 인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9월 현재 경찰공무원 10만 3655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2885명으로 간부후보생 1392명의 2배를 웃돈다. 고시 출신은 59명이다. 경찰의 별이라 할 수 있는 경무관 이상 75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절반에 가까운 34명이나 된다. 간부후보 출신들이 고위직의 절반가량을 차지, 동기생들끼리 치열한 승진 경쟁을 벌였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경찰대는 사법시험 합격생 배출 순위에서도 10위권에 든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는 경찰 개혁 방안의 하나로 경찰대 폐지 문제를 언급해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경찰대 출신들이 요직을 독점하고 파벌을 만든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정치권에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자치경찰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경찰은 조직 혁신 등을 통해 민생치안을 확립하는 등 봉사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럴 때 해묵은 과제인 수사권 독립 문제도 원만하게 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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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14-08-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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