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다산콜센터의 파업/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다산콜센터의 파업/박현갑 논설위원

입력 2013-08-27 00:00
수정 2013-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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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 네, 시민님, 접수처 위치도 알고 계십니까?

시민: 아니요~.

상담원: 접수처는 구청이 아닌 보건소이며 보건소 별관 7층 보건위생과로 방문해 주시면 됩니다.

시민: 아, 그렇군요. 친절한 상담 감사드립니다.

서울시 통합민원서비스센터인 120 다산콜센터가 소개한 지난해 12월 상담의 일부다. 일반음식점 영업신고 요령을 묻는 시민에게 상담원은 관련 서류 발급처 및 접수 위치까지 친절히 안내한다. 말로는 시민을 위한다고 강조하는 공직 사회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마당에 이 상담원은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120 다산콜센터는 2007년 9월 문을 열었다. 본청 업무에 대해서만 서비스를 하다 2009년 11월부터는 시·구 통합 상담, 올초부터는 SNS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안전행정부, 경찰청 등 700개 국내 기관과 러시아 모스크바, 중국 광시성 등 51개국 96개 기관에서 벤치마킹했을 정도로 주목받은 행정 서비스다.

행정 수범 사례로 칭송받아 온 다산콜센터에 비상이 걸렸다. 500여명의 상담원들이 기본금 4% 인상, 노조 활동 보장 등을 내세우며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주간 상담사의 경우 월평균 임금 180만원(수당 포함)에 하루 100건 이상의 민원전화를 처리하느라 점심 식사 시간도 부족하고 화장실 갈 시간마저 없을 정도로 근무환경이 열악하지만 고용자 측이 근로조건 개선에 대해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상담원들은 민간위탁업체 3곳 소속이지만, 2년 단위로 업무평가를 거쳐 위탁 업체를 정하는 사용주인 시가 자신들을 고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위탁 운영 방식은 업체의 단가경쟁 등으로 근로조건 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시는 콜센터 직원을 직접 고용할 경우 다른 위탁업체와의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것을 우려한다. 시는 목동·노원집단에너지공급 사업, 청소년수련관 등 행정 사무 343건을 민간 위탁 중이며 이 업체 종사자만 1만 3000명에 이른다. 그동안 행정 서비스 효율화를 위해 아웃소싱을 했는데 갑자기 공무원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눈치다.

시는 서울연구원에 의뢰한 ‘민간위탁 제도개선 연구용역’ 결과가 10월에 나오면 입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생활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 온 상담원들의 합당한 요구는 수용하고, 모바일 시대 콜센터 기능도 이번 기회에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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