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힐링 창신동/정기홍 논설위원

[씨줄날줄] 힐링 창신동/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06-18 00:00
수정 2013-06-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1980~1990년대 대학가에서 불렀던 운동 가요 ‘사계’의 가사다. 이 노래는 재봉틀(미싱)을 돌리던 동대문시장 의류공장 어린 여공들의 고달픔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엔 인근 창신동 여공들의 ‘애환과 꿈’이 자리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서울 종로의 창신동은 골목의 쪽방에서 미싱을 돌리며 옷가지를 만들던 곳, CD 가게가 여공들의 발길을 잡던 곳, 겨울 골목길에 하얀 연탄이 뒹굴던 곳, 골목길 보름달에 ‘시다’의 그리움이 머물던 곳이었다. 지금도 창신동 채석장 바로 밑 봉제 골목에는 동대문 의류시장의 모태 같은 역할을 하면서 미싱은 돌아가고 있지만···.

창신동은 조선시대만 해도 도성에 인접해 유서깊은 동네였다. 낙산을 낀 마을에는 붉은 열매인 복숭아와 앵두나무가 많아 ‘홍숫골’ 또는 ‘홍수동’(紅樹洞)으로 불리며 도성 안 사대부의 ‘별저’(別邸)가 많았다고 한다. 조선의 실학 선구자인 이수광도 경치 좋은 이곳에서 ‘지봉유설’을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때인 1920년대에 들어서는 이곳의 돌을 캐서 조선총독부와 경성역(현 서울역), 경성부청(서울시청)을 지었다. 근자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과 화백 박수근이 살면서 인연을 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 법인가. 동대문시장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던 이곳은 1970년대 들어 봉제공장이 들어서면서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이때부터 창신동은 여공의 ‘꿈’이 영그는 대표적인 쪽방촌으로 각인된다. 지금은 이곳 3000여개 봉제공장에서 생산된 의류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로 대표되는 동대문 시장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40년 전 그날의 창신동 여공들이 어엿한 봉제공장의 안주인으로 들어앉은 사례도 많다.

창신동을 아는 이들은 말한다. 쪽방의 재봉틀 소리를 뒤로하고 낙산에 올라 본 사람만이 창신동의 골목 이야기를 안다고. 낙산은 창신동·숭인동 달동네를 품고서, 저 너머 동대문 시장의 화려한 불빛을 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낙산은 쪽방촌의 애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요즘 창신동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열고 있는 창신동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Made in 창신동’전이 연일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에는 창신·숭인지역 뉴타운 개발지구가 해제되면서 창신동을 ‘힐링 골목’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봉제 골목과 백남준·박수근이 만날 날이 언제쯤일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박승진 서울시의원, ‘중랑구 가을 축제 릴레이 개최 환영… “봄 장미축제 이을 명품 가을 축제 싹 틔워”

서울시의회 박승진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3)이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중랑구 일대에서 펼쳐진 가을 축제 릴레이를 반기며, 지역사회가 명실상부한 사계절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중랑구는 대표 봄 행사로 꼽히는 ‘서울장미축제’에 비해 가을에 즐길 만한 콘텐츠가 적다는 아쉬움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박 의원은 중랑천 변을 활용한 가을철 문화예술 예산을 꾸준히 챙기고 축제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으며, 이 같은 다방면의 노력이 이번 주말 연속 축제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우선 3일 토요일 저녁 7시에는 중랑구 장미공원 야외무대에서 제15회 그랜드오페라축제 ‘장미공원’의 막이 올랐다.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 대상으로 지정된 이번 무대는 600석에 달하는 야외 객석을 마련해 관람객들에게 전석 무료로 선착순 제공됐다. 이어 10월 4일 일요일 오후 5시에는 중화 체육공원에서 ‘제1회 서울 희희낙락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중랑문화원에서 주최, 주관하고 서울시가 함께하는 이 축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을 음악회를 주제로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트로트 황태자로 불리는 가수 박현빈과 감성 발라더 가수 유미의 축하공연, 시니어모델 워킹쇼, 타
thumbnail - 박승진 서울시의원, ‘중랑구 가을 축제 릴레이 개최 환영… “봄 장미축제 이을 명품 가을 축제 싹 틔워”

2013-06-1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