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릴 때 G사 제품인 라디오의 AM 방송은 구세주였다. AM 라디오는 세상을 이어 주는 귀와 눈이었다. 농구의 ‘신동파’도 라디오를 통해 탄생한 스타였다. 소형 라디오 하나 갖는 게 정말 폼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단파방송도 AM을 돌리다 보면 잡혔다. 필시 북한에서 송출한 내용이었다. 난수표를 들으며 죄짓는 느낌도 든 라디오 방송이다.
AM 방송이 사라진다고 아쉬울 건 없다. 좀처럼 적응 안 되는 첨단 플랫폼이 그 자리로 밀려오는 것, 그게 겁날 뿐이다.
2022-11-17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