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햅쌀의 추억/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햅쌀의 추억/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2-10-12 20:06
수정 2022-10-13 01: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길섶에서
길섶에서
마트에 갔더니 한켠에 햅쌀 포대들을 가득 쌓아 놓았다. 포대마다 지명과 지역 특성을 담은 브랜드가 표기돼 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쌀을 주문해 먹지만 난 웬만하면 매장에서 직접 사는 걸 선호한다. 포대에 난 비닐 구멍을 통해 쌀의 상태를 살필 수 있어서다. 브랜드와 도정일이 같아도 품질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낱알이 온전한지, 투명하고 매끄러운지, 싸라기는 섞이지 않았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

벌써 10월 중순이니 지금 팔리는 쌀은 대부분 햅쌀이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선 올벼와 늦벼를 섞어 심었다. 당시 늦벼의 수확량이 더 많았는데 햅쌀을 빨리 먹기 위해 일부 논에 올벼를 심었던 것 같다. 8월이 지나갈 때면 늦더위로 입맛을 잃은 난 올벼가 여물기를 학수고대했다. 9월 초중순 첫수확한 햅쌀로 어머니가 지어 주신 밥은 입에서 살살 녹았다. 요즘도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면 마트로 달려가지만 그때의 맛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쌀을 사는 데 유난을 떠는지도 모르겠다.

2022-10-13 27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