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그곳에도 대한민국의 국민이 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간 이들의 살신성인 마음을 다시 한번 새기는 자리에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8일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해양경찰청 항공대원들의 분향소가 부산에 차려져 오늘 영결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해양 특집을 취재하며 해양경찰들이 현장에서 큰 고생을 하는구나 체감했다. 항공기 기종이 낡았다고 걱정하는가 하면 경비단정의 비좁은 공간에서 예닐곱 명이 끼니와 용변을 해결하며 부대끼고 있었다. 3000t급 경비함에 근무하던 씩씩한 젊은이들 얼굴도 잊을 수 없다. 그 젊은이들 중 한 명이 4년 사귄 여자친구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영영 작별을 고했다고 한다. 비처럼 떨어진 벚꽃 잎이었던 모양이다.
2022-04-12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