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외로움/김상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외로움/김상연 논설위원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입력 2020-12-09 20:20
수정 2020-12-1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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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소설 ‘벽’은 짧지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 하숙집에 청년 A가 살고 있다. 그는 옆방의 여성 B를 남몰래 흠모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A는 얇은 벽을 통해 옆방에서 나는 B의 신음 소리를 듣는다. A는 B가 애인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진 듯 괴로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그런데 다음날 경찰은 옆방에서도 주검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전날 홀로 있던 B가 외로움을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했고 그 과정에서 신음 소리를 낸 것이었다. 만약 그 오해가 발생하기 전에 A가 B에게 용기를 내 고백했다면 둘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크리스마스 같은 때가 되면 애인이나 가족이 없는 사람은 더 외로움을 느낀다. 다들 행복한데 자신만 외톨이인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화려한 날을 혼자 보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연말에 사람들이 저마다 행복에 겨워하는 그림은 매스컴이 만들어 낸 환상이다. 실상은 가족이 있는 사람마저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은 결국 인간은 외롭다는 얘기다. 흠모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친구가 필요하다면, 연말을 함께 보내자고 용기 내 말해 보자. 인간은 모두 외롭다. 외롭지 않은 척할 뿐이다.

carlos@seoul.co.kr

2020-12-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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