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와 매일 아침 가위바위보를 한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진지한(?) 승부다. 나의 출근길과 딸아이의 등굣길을 함께하느냐, 따로 하느냐가 달렸다.
지난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출근시간이 늦춰지면서 딸아이의 등교시간에 맞춰 함께 집을 나섰는데, 한 달여 전 딸아이가 ‘보이콧’을 선언했다. 아빠와 손을 잡고 가는 딸아이를 본 같은 반 친구가 놀렸다는 것이다. 딸아이에게 함께 가자고 조르거나 윽박지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결국 차선책으로 선택한 게 가위바위보 승부다.
며칠 전 위기 속 기회도 찾아왔다. 이번에는 같은 반 다른 친구가 아빠와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본 적 없는 딸아이 친구에게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딸아이의 겨울방학이 며칠 남지 않은 게 유감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아빠를 더 본체만체할 텐데라는 걱정이 벌써 앞선다.
마음을 다잡는다. 그동안 함께해 온 출근길과 등굣길이 조만간 끝나더라도 아쉬움은 없다고. 어릴 적 우산을 들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시던 어머니, 말씀이 적었던 평소와 달리 나의 하굣길을 같이하면서 이것저것 챙겨 주시던 아버지. 여전히 뇌리에 생생하다. 추억 역시 그렇게 대물림돼 간다고 믿는다.
지난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출근시간이 늦춰지면서 딸아이의 등교시간에 맞춰 함께 집을 나섰는데, 한 달여 전 딸아이가 ‘보이콧’을 선언했다. 아빠와 손을 잡고 가는 딸아이를 본 같은 반 친구가 놀렸다는 것이다. 딸아이에게 함께 가자고 조르거나 윽박지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결국 차선책으로 선택한 게 가위바위보 승부다.
며칠 전 위기 속 기회도 찾아왔다. 이번에는 같은 반 다른 친구가 아빠와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본 적 없는 딸아이 친구에게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딸아이의 겨울방학이 며칠 남지 않은 게 유감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아빠를 더 본체만체할 텐데라는 걱정이 벌써 앞선다.
마음을 다잡는다. 그동안 함께해 온 출근길과 등굣길이 조만간 끝나더라도 아쉬움은 없다고. 어릴 적 우산을 들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시던 어머니, 말씀이 적었던 평소와 달리 나의 하굣길을 같이하면서 이것저것 챙겨 주시던 아버지. 여전히 뇌리에 생생하다. 추억 역시 그렇게 대물림돼 간다고 믿는다.
2019-12-10 29면